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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의 운전 위험성
  • 작성일2010-09-17
  • 최종수정일2012-08-25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73

   

  치매 환자의 운전 위험성...
The driving risk in patients with dementia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교실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 만성병조사과     
  


Ⅰ. 들어가는 말
  전 세계 노인 인구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그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2000년에는 7.2%이었으나, 향후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가  빠른 속도로 진전됨에 따라 2019년에는 14%, 2026년에는 20.0%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에서 고령인구 비율이 7%(고령화 사회)에서 14%(고령사회)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19년, 14%에서 20%(초고령 사회)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7년에 불과하여 선진국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과정에서 노인 인구의 운전면허 소지 관련 통계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은 2020년에는 전체 운전자 중 고령 인구의 비율이 약 34%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노인 운전면허 소지자의 급속한 증가에 따라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 또한 증가하여, 2006년 도로교통관리공단(RTSA)의 교통사고통계에 의하면 노인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는 노인층의 사회적 활동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노인 교통사고 건수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증가하면 신체적 능력의 저하뿐만 아니라 도로의 상황판단 또는 주의력 저하 등 지각적, 인지적 능력의 저하로 인해 안전한 운전을 하는데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는데, 단지 노화 그 자체로 인해 운전이 어렵다기보다는 노화로 인한 다양한 노인성 질환들이 인지적, 신체적 기능의 연합이 요구되는 운전 능력에 영향을 준다[1]. 한편, 고령화 사회와 더불어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 환자 또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는 인지 기능의 저하 정도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일상생활에 장애가 나타나면 임상적 치매로 진단할 수 있다. 치매의 초기 증상은 모호한 경우가 많고 기억장애의 형태로 나타나지만 진행하면 기억력 감퇴와 더불어 판단력 장애, 언어 장애, 계산력 장애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의 장애가 생긴다. 따라서 중증의 치매 운전자들은 자신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해 사고에 대한 위험이 매우 증가한다. 치매 환자의 가족이나 치매 노인 당사자에게 자동차 운전을 그만두어야 할 시점을 결정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대표적 노인성 질환인 치매와 교통사고와의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그리 많지 않다. 국내에서도 노인 운전자의 운전 특성에 대한 연구는 이루어졌으나 치매가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 검토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치매 환자 집단과 경도인지장애 집단의 운전능력을 정상 노인집단과 비교 관찰하는 연구를 시행하였다.


Ⅱ. 몸 말
  이번 연구에서 인지 기능 저하를 보이는 고령 운전자는 대구에 소재한 종합병원에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National Institute of Neurological and Communitive Disorders and Stroke-Alzheimer's Disease(NINCDS-ADRDA)[2] 준거에 따라 probable Alzheimer Disease(AD)는 16명, Peterson[3]의 준거에 따라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를 보이는 군은 7명을 모집하였다. 두   집단 모두 최근 3년 내에 진단받고, AD집단은 적절한 치매 약물을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있어야 한다. 지역사회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상 노인 대조집단을 모집하였는데 총 45명이 모집되었으나 혈액검사,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의료진이 최종적으로 확인한 정상 노인은 30명이었고, 15명은 경도인지장애(MCI)로 확인되었다. 시뮬레이터 운전검사의 오류로 정상군 3명의 자료가 제외되었다. 결과적으로 분석에 이용된 전체 참여인원은 초기 AD 16명, MCI 22명, 정상 노인 27명으로 모든 참가자들은 5년 이상의 자동차 운전경력과 현재 가용되는 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었다. 또한 모든 참가자는 전반적인 의학적 검사와 신경심리학적 검사를 거치고, 혈관성 치매(vascular dementia), 전측두엽성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 루이소체 치매(dementia of Lewy body) 및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등 다른 유형의 치매는 배제하였다.
  신경심리검사는 뇌손상과 관련된 심리기능 손상여부를 평가하는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인지 기능 전반을 평가하는 다양한 검사들로 구성하였으며 한국판 간이정신상태검사(Korean-Mini Mental State Examination; K-MMSE), 치매임상평가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 CDR), 3MS(Modified Minimental Status)를 이용하였다.
  K-MMSE는 “시간 지남력1)”, “장소 지남력”, “기억등록”, “주의집중 및 계산능력”, “기억회상”,  “언어능력” 및 “시공간 구성능력”을 측정하는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점은 30점이다. CDR은  “기억력”, “지남력”, “판단력과 문제해결능력”, “사회적 활동”, “집단생활과 취미활동”, “위생 및 몸치장”의 6개 인지적 또는 행동적 범주에 대해서 각각 평가함으로써 치매의 중증도를 결정하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각 문항에 대하여 0점, 0.5점, 1점, 2점, 3점으로 평가하도록 되어 있으며, 정해진 채점방법에 따라 모든 범주를 종합하여 평가한 평가점수가 0.5 내지 1점이면 경증, 2점이면 중등도, 3점이면 중증의 치매로 평가한다. 3MS검사는 MMSE의 장점을 그대로 지니면서 점수의 폭이 더 넓고 평가항목을 추가하여 만들어진 구조화되고 간소화된 인지기능검사로서 총점이 100점이다. “시간 지남력”, “장소 지남력”, “기억등록”, “주의집중 및 계산능력”, “기억회상”, “언어능력” 및 “시공간 구성능력”, “지연회상”, “언어유창성”, “공통성”을 측정하는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다. 노인우울척도(Geriatric Depression Scale; GDS)는 30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20문항은 우울할 때 긍정적인 답을, 10문항은 우울할 때 부정적인 답을 하도록 되어 있다. 운전 질문지(driving questionnaire)는 한 달 운전 횟수, 운전경력, 운전능력에 대한 문제인식 여부, 최근 5년 내에 실제 교통사고 및 위반 경험을 설문하여, 평소 운전습관이 인지   기능에 따른 집단 간(AD, MCI, Normal)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또한 각각의 세 집단은 운전능력에 대한 문제인식 여부가 시뮬레이터 운전수행 검사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는데 이용되었다. 시력측정은 한식표준3M시력표를 이용하였다.
  자동차 시뮬레이터는 경상북도 상주시 청리 지방산업단지에 위치해 있는 ‘교통안전공단 안전운전체험센터’ 내에서 실기체험코스에서 재현하기 어려운 교통상황을 가상의 주행 시나리오를 시행하였다. 운전 검사는 도시부 주행 시나리오와 지방부 주행 시나리오로 실시하였고, 5분간의 시험운행을 통해 시뮬레이터에 익숙하게 한 뒤 실시하였다. 개인 간 반응속도에 따른 차이가 있으나 도시, 지방부 시나리오 각각 10여분으로 총 20분이면 각 시행이 완료되었다.
  이번 연구에 표집된 각 집단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특징은 Table 1과 같다. 각 집단은 치매 선별검사인 K-MMSE[t(61)=-4.64, p<.001]와 3MS[t(61)=-4.21, p<.001], CDR[t(61)=55.39, p<.001]에서 통계적 차이가 있었으나, 집단 간 성비, 교육수준, 시력, 우울증, 운전경력은 두 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AD집단, MCI집단과 정상 노인집단 간에 시뮬레이터를 통해 측정된 운전능력의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원분산분석(One Way ANOVA)에서 다른 차량의 끼어들기에서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인지반응 시간[F(2, 62)=3.65, p<.05]과 교량부 안개발생에서 앞차량과의 거리[F(2, 62)=4.50, p<.05]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Dunnett을 이용한 사후분석 결과 다른 차량의 끼어들기에서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인지반응 시간은 AD집단에서 정상 노인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느렸고, MCI집단과 정상 노인집단에서는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또한 교량부 안개발생에서 앞차량과의 거리가 AD집단과 MCI 집단에서 정상 노인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가깝게 나타났다(Table 2).

  각 집단의 운전능력에 대한 문제인식 차이에 따른 운전 수행을 비교해 보면 Table 3, 4, 5와 같다. AD집단과 MCI 집단에서 운전 능력에 대한 문제 인식의 유무에 따른 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낸 것은 없었다. 반면 정상 노인집단에서 다른 차량 끼어들기 시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순간까지의 시간은 운전 능력에 대한 문제 인식 유무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t(25)=-2.19, p<.05].

                                
   1) 지남력: 시간과 장소, 상황이나 환경 따위를 올바로 인식하는 능력

Ⅲ. 맺는 말


  현행 도로교통법상에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정신병자, 정신 미약자, 간질병자, 듣지 못하는 사람,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 그 밖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장애인, 마약, 대마,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알코올 중독자만 운전면허 취소 요건에 해당되지만 치매는 이 중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초기 치매환자는 물론이고 중증의 치매환자가 운전할 경우, 분명한 위험요인이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전을 막을 방법이 없다. 이에 반해 미국은 지난 2000년부터 노인 인구가 많은 플로리다 주를 시작으로 노인 운전자들의 운전 적격성을 알아보는 UFOV(Useful Field of View) 테스트를 하고 있고,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와 연관된 환자들의 운전을 제한하고 있다[4]. 영국은 치매로 진단된 사람이 운전을 계속하기 원하면 운전시험을 다시 받아야 한다. 치매로 진단된 사람이 기관에 알리지 않고 운전을 계속한다면 벌금형을 받는다. 또한 의사나 가족들이 기관에 환자의 운전 능력 평가를 요구할 수 있다[5]. 일본에서는 2002년 6월부터 노인 운전자의 운전면허를 갱신할 때 치매 유무와 인지능력판단검사를 실시해 적격자에게만 운전면허를 교부하는 등 노인 운전자들의 교통사고 예방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2010년 1월부터 75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운전면허를 갱신할 때 인지능력판단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선별검사에서 낮은 점수를 보이거나 지난 1년간 교통법규 위반을 1회 이상 시행한 경우에는 전문의에게 보내 치매 진단을 받게 하고 진단된 경우 면허를 취소한다[6].
  이번 연구의 결과에서 초기 AD와 MCI집단, 그리고 정상 노인집단의 운전 수행에서 ‘다른 차량 끼어들기에서의 브레이크인지 반응시간’, ‘교량부 안개발생에서 앞차량과의 거리’가 유의한 차이를 보였는데, 이것은 인지 기능이 저하된 AD와 MCI집단이 정상 노인에 비해 운전능력의 저하됨을 나타내는 것이고, 특히 교량부에서 안개가 발생하는 상황은 시각적으로 안개가 생성되면서 사고 및 위험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시나리오인데도 불구하고, 인지 기능이 저하된 초기 AD와 MCI집단은 앞차와 거리를 가깝게 하여 운전 수행능력이 저하됨을 보였다. 하지만 총 충돌횟수는 초기 AD와 MCI집단과 정상 노인집단 사이에 차이가 없었는데, 이러한 결과는 제한된 표본수로 인한 낮은 검정력 때문일 수도 있으나, 운전 수행이 의미 기억이나 일화적 기억의 영향보다는 오랜 경험의 축적으로 자연스레 습관화, 학습되는 절차적 기억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초기 AD와 MCI에서 심각한 운전 수행 손상으로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므로 단순히 인지 저하를 보이는 치매 노인이라고 하여 의학적 진단만으로 운전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섣부른 결정일 수도 있다. 외국의 경우에도 초기 치매환자는 운전을 무조건 금지하지 않고, 다양한 인지기능검사 및 운전능력을 재평가하여 운전 가능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초기 AD와 MCI집단, 그리고 정상 노인집단에서 스스로의 일상적인 운전에 관해서 이전과 비교하여  문제가 있는지 유무를 질문하였는데, 정상 노인집단에서는 주관적인 판단에서 문제가 있다고 느낀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운전 시뮬레이션 검사에서 낮은 운전 수행을 보여 주었지만, 초기 AD와 MCI집단에서는 주관적인 판단에서 문제를 느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서 운전 수행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노인 집단에서 운전 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문제인식에 근거하여 자발적으로 운전을 그만두게 하거나 재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진행성 장애로 지속적인 인지 기능 저하를 보이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언젠가는 반드시 운전을 그만 두어야 하지만, 단순히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았다고 하여 운전을 못하게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6개월에서 1년마다 인지 기능을 추적 조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처럼,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일정 기간마다 운전가능여부를 재평가하고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번 연구는 제한된 표본수로 향후 적절한 규모의 연구가 필요하며 사용된 시뮬레이터 검사가 아직까지 타당성이 검증되거나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는 제한점이 있었지만, 이 결과들을 바탕으로 인지기능저하를 보이는 치매 노인뿐만 아니라, 운전을 하는 노인들이 보다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운전 적합여부를 선별할 수 있는 검사 및 기준 마련의 기초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Ⅳ. 참고문헌

 1. Adler G, Rottunda S, Dysken M. The older driver with dementia: An updated literature review. Journal of Safety Research 2005;36:399-407.
 2. McKhann G, Drachman D, Folstein M, Katzman R, Price D, Stadlan EM. Clinical diagnosis of Alzheimer’s disease: report of the NINCDS-ADRDA Work
     Group under the auspices of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task force on Alzheimer’s disease. Neurology 1984; 34: 939-44.
 3. Petersen RC, Smith GE, Waring SC, Ivnik RJ, Tangalos E, Kokmen E. Mild cognitive impairment. Clinical characterization and outcome. Arch Neurol
     1999;56:303-308.
 4. California Department of Motor Vehicles (2001). Dementia (DMV Evaluation) www.dmv.ca.gov/dl/driversafety/dementia.htm
 5. Alzheimer's Society. http://www.alzheimers.org.uk/site/s/documents_info.php?documentID=144
 6. MBC. 日, 고령운전자 인지능력 검사 의무화. 6월 2일 2009년. http://imnews.imbc.com//replay/nwtoday/article/2357826_5782.html

이 글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교실 이호원 교수님께서 작성하셨습니다.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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