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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성유전체의 기작과 임상적 활용
  • 작성일2011-04-15
  • 최종수정일2012-08-24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73

     

후성유전체의 기작과 임상적 활용
Epigenomic mechanisms and their clinical application

질병관리본부 유전체센터 형질연구과            
진한준           
  


Ⅰ. 들어가는 말
   인체를 이루고 있는 다양한 조직 및 기관의 세포는 동일한 유전자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그 기능과 형태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는 각각의 세포에서 특정 조합의 유전자들만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각 세포 유형에 특이적인 유전자 발현양상은 세포가 분화하면서 확립되는데, 이것은 조직 특이적인 전사인자의 작용, DNA 메틸화(methylation), 히스톤 변형(histone modification), 세포 외 신호등이 복잡하게 작용하여 일어난다.
  DNA 염기서열 자체에는 변화가 없으나 세포가 분열되는 동안 DNA 또는 크로마틴의 변형을 통하여 유전자의 발현 양상이 다음 세대로 그대로 전달되는 현상을 후성유전이라하며 이를 연구하는 학문을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라 한다. 즉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얻은 DNA와 유전자도, 어떤 환경에서 살고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발현의 양태가 달라진다는 것이며, 똑같은 DNA를 가진 쌍둥이라도 사는 환경에 따라 다른 유전형질을 지닐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이러한 후성 유전학적 요인에 의한 발현 차이로 설명 될 수 있다. 이처럼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후성유전적 기작에는 DNA 메틸화, 히스톤 변형과 noncoding RNA에 의한 조절 기작 등이 있다. 이러한 주요 기작들에 의한 후성유전적 변이가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의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최근 질환과 후성유전체의 연관연구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세포의 분화 및 질병의 발생과 관련하여 후성유전학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각국의 다양한 연구 집단에서 후성유전체 연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 개체 내에서도 다양하게 존재하는 후성유전체를 연구하기 위해 조직화된 국제 공동 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동연구 및 국제협력 컨소시엄(consortium)들이 활발하게 구성되고 있고, 이전의 유전체 연구처럼 대형 프로젝트로서 후성유전체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독립된 생명과학의 한 분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인간 후성유전학의 대표적 후성유전체 기작에 대해 살펴보고 임상적 활용기술에 관해 기술하고자 한다.


Ⅱ. 몸 말
1. 후성유전의 기작
  1) DNA 메틸화(DNA methylation)
  세포의 표현형은 우선적으로 발현 프로파일과 환경에 대한 반응에 의해 결정된다. 후성유전학은 세포분열동안에 유지되거나 새롭게 형성되어 전사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염색질 표지를 통해 세포의 표현형을 유지하거나 변화시킨다. DNA 메틸화는 4종류의 염기, 아데닌, 시토신, 구아닌 그리고 티민을 가지고 있는 DNA 가운데 시토신 염기의 5번째 탄소에 메틸기가 결합하여 이루어진다. 진핵생물의 경우 대부분의 메틸화는 다른 유전체 지역에 비해 시토신과 구아닌의 비율이 높은 CpG 섬(island)에서 많이 일어난다. 특히 유전자의 프로모터 부위에서 일어나는 메틸화는 해당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며, 이러한 DNA 메틸화는 가장 잘 알려진 후성유전학적 변화 기작이다. DNA 메틸화는 염기가닥이 응축되어 전사가 일어나지 않는 이질염색질 (heterochromatin)의 형성, X 염색체의 비활성화 그리고 유전자 각인과 같이 특정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Figure 1)[1].
                                       
  후성유전학적 변화(epigenetic change)로 인해 동일한 DNA 서열을 가지고 있는 개체들 사이에 표현형 변화를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아구티 생쥐(Agouti mice)이다. 근친교배를 통해 동일한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는 순계(inbred) 혈통인 아구티 생쥐의 자손은 표현형이 동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털의 색깔, 체중 등의 표현형에 차이가 있으며 특히 당뇨병과 암 등에 대한 감수성에 차이가 있는 것이 보고되었다. 이러한 표현형의 차이는 아구티 유전자의 활성화와 관련이 있는데 아구티 유전자의 프로모터 부위가 과메틸화(hypermethylation)되어 발현이 억제되어 있는 생쥐의 새끼들은 갈색 털빛과 정상체중을 가지며 질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반면 아구티 유전자가 프로모터의 저메틸화(hypomethylation)로 인해 활성화되는 경우 태어난 노란 털의 생쥐는 과체중이며 질병에 쉽게 걸리는 특징을 나타낸다(Figure. 2)[2].
                                        
  2) 히스톤 변형(histone modification)
  진핵세포의 염색질 구조는 일련의 구조적 복합체들이 중첩되어 존재하는 형태이다(Figure 3). 인간 체세포의 핵에 존재하는 46개 염색체를 구성하는 전체 DNA의 길이는 약 2미터 정도로 매우 길다. 따라서 DNA 가닥이 10-100 μm 크기의 핵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고도의 응축된 구조인 염색질을 구성하게 된다. DNA는 염색질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뉴클레오좀(nucleosome)으로 응축되게 되는데 뉴클레오좀은 H2A, H2B, H3 그리고 H4 히스톤 단백질 이량체가 결합하여 단백질 복합체인 중심입자(core particle)를 형성하고 있으며, 146 bp의 DNA 가닥이 중심입자를 감고 있는 형태이다. 특히, 뉴클레오좀은 히스톤 단백질 꼬리(N-말단부)의 히스톤 변형이 일어나며 현재 8가지 변형이 발견되었다(아세틸화, 리신과 아르기닌의 메틸화, 유비퀴틴화, 인산화, 수모화, ADP rybosylation, 탈 아미노화, proline isomerization). 이러한 다양한 chromatine remodeling은 유전자의 발현 조절, 세포 사멸 조절, DNA 복제 및 수선 그리고 염색체 응축 및 분열 등에 중요하며, chromatin remodeling이 정상적으로 이루어 지지 않을 경우에는 암과 같은 질병들을 유발하게 된다. 이 가운데 히스톤 단백질의 아세틸화와 메틸화가 가장 대표적인 화학적 변형이다. 아세틸화는 히스톤 꼬리의 리신 잔기에 일어나며 리신 잔기의(+) 전하를 중화시켜(-) 전하의 DNA와 히스톤 단백질의 결합을 느슨하게 해주어(열린염색질 구조) RNA 중합효소 등의 결합을 용이하게 해준다. 히스톤 메틸화는 일어나는 위치와 정도에 따라 유전자의 발현(전사)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H3히스톤의 3번째 리신에 3분자의 메틸기가 결합된 경우와 H3 히스톤의 36번째 리신에 3분자의 메틸기가 결합된 경우는 유전자의 발현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H3 히스톤의 27번째 리신에 3분자의 메틸기가 결합된 경우, H3 히스톤의 9번째 리신에 3분자의 메틸기가 결합된 경우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Figure 3)[3].
                                         
  3) 비암호화 RNA(ncRNA, noncoding RNA)
  전사된 RNA 가운데 단백질로 번역이 되지 않은 tRNA(transfer RNA), rRNA(ribosomal RNA), miRNA(micro RNA), siRNA(short-interfering RNA) 등을 ncRNA(noncoding RNA) 라고 하며, 이들 가운데 일부가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유전자의 발현을 조정하는 기능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miRNA이다. miRNA는 약 22개 염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목표 mRNA(messenger RNA)유전자에 대해 내재적인 억제자(endogenous repressor) 역할을 한다. 동물의 경우 miRNA가 mRNA의 3′untranslated region(UTR)에 결합하여 해당 mRNA를 파괴하거나 번역을  억제하는 방법을 통해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다(Figure 4). 발생의 시기, 세포 사멸, 증식, 혈액생성, 인슐린 분비 그리고 면역반응 등이 miRNA의 발현정도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
                                        

2. 후성유전체의 임상적 활용기술
  후성유전체의 임상적 활용기술 분야로는 암과 같은 질병의 발생 및 생장, 전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후성유전체의 변화와 질병관련 유전자들의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연구하여 이를 진단기술 및 치료제로서 활용하고자 하는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5].
  2008년 미국 NIH에서는 NIH roadmap epigenomic project 중 에피지노믹스연구(Epigenomics : 특정 질환을 유발하는 후성유전학적 변화나 기작에 대한 연구)를 통해 후성유전체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등의 만성질환, 암, 태아시기에 일어난 후성유전학적 변화에 의해 성인이 된 후에 일어나는 당뇨와 심혈관계 질환 그리고 정신질환 등이 후성유전적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Figure 5)[6].
                                         
  현재까지 가장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있는 후성유전학적 질환은 암으로 특히 종양 억제유전자의 프로모터 부위의 과메틸화로 인한 발현억제와 종양형성유전자의 프로모터 부위의 저메틸화로 인한 활성화, 유전자 각인(genomic imprinting)의 소실, 전이요소(transposable element)의 전이작용의 재활성화 등을 포함하는 비정상적인 메틸화 경향이 새로운 암의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7].
  암은 후성유전학 연구에 가장 좋은 질병모델로 이용되어 왔으며, 암연구 및 치료를 위한 translational research에 많이 적용되어 왔다. 암의 발생, 생장 및 전이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후성유전적 변화가 일어난다. 암세포에서는 전체적으로 DNA의 저메틸화가 일어나지만 특정 프로모터 부위에서는 특이한 과메틸화 경향이 보이기도 하는데 특히 프로모터의 CpG 섬에서 발견되는 과메틸화에 의한 종양억제(tumor suppressor) 유전자의 발현억제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Figure 1C). 이들 변화는 히스톤 변형과도 연관되어 있다. Robin Holliday가 처음으로 DNA 메틸화가 암발생 과정과 연관성을 보고한 이후[9] 추가적인 증거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으며, 현재는 대장암, 폐암, 유방암, 및 각종 암에서 유전자과 DNA 메틸화 변화와의 관계가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메틸화는 암 발생의 매우 초기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이를 이용하여 암발병의 조기진단 마커로서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Figure 6).
                                         
  암과 함께 대표적인 후성유전학적 질병인 자가면역질환 가운데 전신홍반성낭창(Systemic Lupus Erythematosus)와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은 면역세포인 T 세포내 유전자의 저메틸화로 인해 비정상적인 자가면역성(autoimmunity)을 가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9].
  한편, 후성유전학적인 질병은 유전체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과 달리 가역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현재까지 피부 T세포 림프종(cutaneous T-cell lymphoma)과 골수이형성증후군(myeolodysplastic syndrome) 치료제를 포함하여 여러 종류의 치료제가 미국 FDA 승인을 받아 질병치료에 이용되고 있다(Table 1)[10].

  따라서 후성유전학적 변화와 관련된 질환의 정확한 기작을 밝히면, 해당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적합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질환의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Ⅲ. 맺는 말

   1965년 DNA 메틸화 형상이 처음으로 발견되었으며, 이후 DNA 메틸화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가 밝혀지게 됨에 따라 메틸화 연구가 활발하게 추진되었고, 2000년대 초반에는 이를 조절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의약적 물질들이 FDA 승인을 받게 되었다. 질환 중에 암과 관련된 후성유전체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 NIH roadmap epigenomic project 이후 다양한 질환에서의 연구가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국립보건원, National Institute of Heath)과 유럽, 일본 그리고 한국(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등이 공동으로 국제 컨소시엄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인간후성유전체 컨소시엄(International Human Epigenome Consortium;IHEC)이라고 명명된 이 모임에서는 각국의 연구자들 사이에 독립적으로 이루어지던 후성유전체 연구를 조직화하여 중복 데이터의 생산을 방지하고 고품질의 다양한 후성유전체 정보를 생산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약 200-250개의 정상 세포 및 조직에서 1,000개의 후성유전체 정보를 생산하여 전 세계 연구자들이 그 결과를 공유할 수 있는 거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서로 다른 인종집단 간의 환경 및 영양에 따른 후성유전체 변이 분석기반을 제공하여 후성유전학적인 질환을 이해하고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연구포럼 개최 및 공동연구의 활성화를 그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후성유전체 연구의 역사는 유전체 연구에 비해 오래되지는 않았으나 짧은 시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최근 전장 유전체를 대상으로 한 메틸화 DNA 마이크로어레이의 개발과 차세대염기서열기술(Next-generation sequencing technology)의 적용을 통해 더욱 넓은 메틸화 지역을 대상으로 한 높은 해상도의 분석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다양한 국제 협력연구들은 후성유전체 분야의 연구를 더욱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되며 이러한 연구를 통해 암과 자가면역질환을 포함하는 후성유전학적 질환의 치료제 개발을 통한 다양한 질병의 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의 단일염기다형성(SNP)과 복제수변이(CNV) 등 유전체 수준에서 설명하지 못하는 복합질환의 잃어버린 유전성(missing heritability)을 밝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Figure 7).
                                      

Ⅳ. 참고문헌

1. Laird PW. 2010. Principles and challenges of genome-wide DNA methylation analysis. Nat. Rev. Genet. 11: 191-203.
2. Kang Kyung Hoon 2010. Epigenetics: Understandings about DNA methylation in carcinogenesis, 2nd edn. Korea medical, Seoul.
3. Zhou VW, Goren A, Bernstein BE. 2010. Charting histone modifications and the functional organization of mammalian genomes. Nat Rev. Genet. 12: 7-18.
4. Friedman JM, Lian G, Liu C-C, Wolff EM, Tsai YC, Ye W, Zhou X, Jones PA. 2009. The putative tumor suppressor microRNA-101 modulates the cancer epigenome by repressing the polycomb group protein EZH2. Cancer Res. 69: 2623-2629.
5.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휴성유전체 연구 및 활용기술. 2009
6. Katsnelson A. 2010. Epigenome effort makes its mark. Nature 467: 646.
7. Holliday R. 1979. A new theory of carcinogenesis. Br. J. Cancer, 40: 513-522.
8. Richardson BC, 2002. Role of DNA methylation in the regulation of cell function: Autoimmunity, aging and cancer. J. Nutrition 132: 2401S-2405S.
9. Richardson B, Scheinbart L, Strahler J, Gross L, Hansh S, Johnson M. 1990. Evidence for impaired T cell DNA methylation in systemic lupus erythermatosus and rheumatoid arthritis. Arthritis and Rheumatism 33: 1665-1673.
10. Mack GS. 2010. To selectivity and beyond. Nat. Biotech. 28: 1259-1266.
11. Allis D, Jenuwein T, Reinberg D. 2007. Epigenetics. Cold Spring Harbor Labora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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