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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미상 폐손상 관련 병원기반 환자-대조군 조사
  • 작성일2011-11-11
  • 최종수정일2012-08-24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73

     

원인미상 폐손상 관련 병원기반 환자-대조군 조사
Hospital based case-control study on lung injury with unknown causes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 서울아산병원 의학통계학과            

  


Ⅰ. 들어가는 말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내원한 산모들에서 보고된 '원인미상 중증폐질환'과 관련하여, 질병관리본부 중앙역학조사반은 2011년 5월 6일 해당질병의 발생원인과 역학적 특성을 파악하여, 해당질환의 유행(epidemic)을 종식시키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다학제적 역학조사(multi-disciplinary epidemiological investigation)를 수행할 결정하였다.
  2011년 5월 12일까지 확인된 총 8명의 '원인미상 중증폐질환' 환례는 일반적인 급성 간질성 폐렴(acute interstitial pneumonia; AIP)과 임상양상이 비슷하나, 조직학적으로나 영상의학적으로 AIP의  소견과 다르기 때문에 AIP와 다른 새로운 질환군의 등장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또한 8명의   환례의 거주지역이 서울, 경기, 충청, 전라 등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원인미상의 호흡기계 노출요인이 전국적 유행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되어 시급한 위험요인 규명이 필요하였다.
  이에 본 연구진은 '원인미상 폐손상'의 위험원인과 발생경로를 파악하고, 관련된 숙주요인을 규명하고자 병원기반 환자-대조군 연구를 수행하였다.
  환자-대조군 연구(case-control study)는 질병의 원인(cause)이나 위험요인(risk factor)을 파악하기 위하여 관심대상의 질병을 가진 환자군(case group)과 해당 질병을 가지지 않은 대조군(control group)을 선정하여, 두 군 간의 특정 요인에의 노출 여부를 비교하는 연구방법이다. 이때 환자군과 대조군 간의 노출 정도가 다르다면, 그 위험요인이 질병과 인과적 관련성이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일례로, 1966년에서 1969년의 기간 중 보스턴 지역의 병원(Vincent Memorial Hospital 외 1개 병원)에서 8명의 여아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질선암(adenocarcinoma of the vagina, clear-cell or endometrial type)이   출생 전 환자의 엄마가 임신 중 조산 및 유산을 예방하기 위해 복용한 DES (diethylstilbestrol)에 기인함을 환자-대조군 연구를 통해 밝힌 바 있다[1].


Ⅱ. 몸 말
   가. 연구대상 및 방법 
  '원인미상 폐손상'은 아직 질병정의(case definition)가 명확하지 않은 질환으로, 본 환자-대조군 연구 수행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조작적 정의(working definition)를 사용하였다. 즉, '원인미상 폐손상'은 1) 2011년 수행된 고해상도 전산화단층촬영(high resolution computed tomography; HRCT) 상 간유리음영(ground glass opacities; GGO)이 양측(bilateral) 폐에 소엽중심성(centrilobular) 또는 미만성(diffuse)으로 침윤한 것이 확인되며, 2) 임상적으로 다른 질환에 합당하지 않는 증상 또는 경과를 보이는, 3) 20세 이상, 45세 미만인 젊은 성인으로 정의하였다. 초기에 확인된 환례들은 모두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호흡곤란이 악화되며 급격하게 호흡부전(hypoxemic respiratory failure)으로 진행되어 기계환기(mechanical ventilation) 치료가 필요하였으나, 유사사례 수집결과 중등도(moderate)의 증상을 보이는 환례가 확인되어 ‘급격한 호흡부전’과 관련된 기준은 정의에서 제외되었다. 아울러 해당 질병이 임산부뿐 아니라 성인남성에서도 진단되어 인구학적 특성 또한 최종적으로 수정되었다.
  환자들을 오분류(misclassification)를 방지하기 위하여 호흡기내과 전문의 6인, 영상의학과 전문의 2인, 병리학 전문의 1인, 예방의학 전문의 2인으로 구성된 역학조사 연구진이 의심사례 전수를 검토하여   상기 기술된 환자군의 정의에 합당한지 여부를 확인하였다. 
  환자-대조군 연구는 관심대상 질병을 갖고 있는 연구대상자에서 과거 특정요인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지를 후향적(retrospective)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비교성 높은 대조군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대조군 연구는 대조군을 선택하는 방식에 따라 병원기반, 지역사회기반, 인구집단 기반 환자-대조군  연구로 구분될 수 있고 연구를 수행하는데 있어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이 중 본 연구에서 실시한 병원기반 환자-대조군 연구(hospital-based case-control study)는 대조군 선정이 용이하며, 내원 환자의 특성이 유사하며, 위험요인 정보의 수집 과정이 환자군과 비슷하여 비교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2]. 반면 진단명에 따라 내원빈도가 달라 비교성이 낮아질 수 있어 연구 설계 단계에서 이에 대한 보완이 중요하다. 이에 본 연구진은 대조군의 차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위험요인 노출률(exposure rate)의 변동 상황까지 감안하기 위해 연구결과 산출되는 교차비(odds ratio, OR)가 참값보다 과소추정(under-estimate)될 대조군을 선택하기로 하였다. 그 결과 대조군은 동일병원에 출산 전·후 입원한   임산부와 호흡기내과 및 알레르기내과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환자군 및 대조군 정의에 부합하는 인원들 중 역학조사 참여에 동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원인미상 폐손상'의 원인 및 위험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과거력(당뇨, 결핵, 폐질환, 고혈압, 심장질환, 신장질환, 간질환, 천식, 알레르기질환, 암, 퇴행성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전신홍반루프스 등), 가족력, 생활환경, 생활습관(흡연, 음주, 식이, 운동 등), 산부인과력(여자에 한함), 그리고 사회경제적 수준(학력, 직업력 등) 등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수행하였다. 초기에 확인된 총 8명의 '원인미상 폐손상' 환례를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나 화학물질, 독소, 중금속 등의 공기 전파(air borne transmission) 물질의 흡입에 의한 폐손상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되어, 거주환경, 청소 및 환기 방식, 각종 세정제 및 방향제 사용 여부, 황사, 꽃가루, 농약 등에의 노출 여부, 가습기(가습기살균제) 및 오존세척기의 사용 여부, 직업 및 취미 상 화학물질에 노출되는지 여부, 헤어스프레이 사용 여부 등 호흡기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파악하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본 질환이 임산부에서 집중되는 것은 숙주요인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어 결혼상태, 임신 및 출산경험 등과 관련된 세부적인 정보를 파악하였다.

  나. 연구결과
  2001년 이후 해당 병원에서 '원인미상 폐손상'(연구과정에서 밝혀진 특성을 바탕으로 ‘원인미상 중증폐질환’에서 질병명이 변경되었음)으로 진단받은 환자에 대한 사례수집을 실시한 결과 환례의 정의에 합당한 28명(남자 4명, 여자 24명)의 환례를 파악했으며 이 중 설문조사에 동의한 18명(남자 3명, 여자 15명)을 환자군으로 하였다. 대조군은 2011년 6월에서 7월 중 해당 병원의 산부인과, 호흡기내과, 알레르기내과에 내원한 환자 중 본 연구 참여에 동의한 121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조사는 자기기입식 설문지 방식으로 위험요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였다. 전술하였듯이, 환자군과 대조군의 비교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환자 1명당 산부인과, 호흡기내과, 알레르기내과에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조군을 2:2:2의 비율로 모집하였으며, 남자 환자의 경우 0:4:2의 비율로 모집하였다. 연구대상자 별로 설문지를 작성하는데는 약 30-6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1) 연구대상의 인구학적 특성
  본 환자-대조군 연구에 참여한 연구대상자의 인구학적 분포는 Table 1에서 보듯이, 환자군과 대조군간의 성별, 연령 구성비에 있어 통계적인 차이가 없어 비교성이 갖춰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2) 호흡기질환 주요 유발요인 빈도 및 교차비
  본 환자-대조군 연구는 탐색적으로 총 139명의 연구대상에서 수행되었다. 환자-대조군 연구에서   의미가 있는 결과는 교차비가 1보다 크면서 교차비에 대한 신뢰구간(confidence interval)이 1을 포함하고 있지 않은 경우이다. 이는 환자군이 대조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해당 변수에 대한 노출이 교차비 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유의한 결과가 도출된 변수들은 위험요인으로 추정되며   선행 연구 등을 통해 그 의미를 해석, 고찰하는 단계를 거쳐 최종적인 의미를 판단한다. 본 연구 결과 환자군은 전체 대조군과 비교시 가습기 및 가습기살균제 사용, 곰팡이 노출, 그리고 살충제 사용은 교차비 값 자체가 다른 위험요인들에 비해 클 뿐 아니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어 다른 요인들에 비해 위험요인일 가능성이 보다 높다고 판단하였다(Table 2). 이후 과별 대조군과 비교 시 교차비가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는 요인은 가습기 및 가습기살균제 사용, 그리고 곰팡이 노출 세 가지 요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본 연구진은 전술된 세 가지 요인 중 하나가 또는 둘 이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본 '원인미상 폐손상'을 유발했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위험요인들 간의 연관성(association)을 파악하였다. 가습기를 사용한 환자군 전원은 가습기살균제를 모두 사용한 관계로 각각 요인인 '원인미상 폐손상'에 미치는   위험도의 크기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라는 화학물질이 가습기를 통해 분무되고 이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폐손상이 보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생리학적으로 타당한 결과로 생각된다. 곰팡이 유무는 “집의 벽이나 천장에 곰팡이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하여 파악한 것으로, 가습기 사용과 높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제로 다변수모형을 구축 시 ‘가습기살균제 사용’, 그리고 ‘곰팡이 노출’ 두 변수를 포함한 경우가 가장 효율적으로 질병발생을 설명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환자군과   대조군의 비교성 확보를 위하여 연령, 성별, 가습기살균제의 사용과 곰팡이에의 노출의 네 가지 변수를 최종모형에 포함시켰다(Table 2).


Ⅲ. 맺는 말


  본 연구진은 '원인미상 폐손상'의 위험요인과 발생 경로를 파악하고, 관련 숙주요인을 규명하고자   병원기반 환자-대조군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가습기살균제의 사용과 곰팡이가 위험요인으로   압축되었으나, 다양한 임상과(호흡기내과, 감염내과, 산업의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산부인과 등)의  전문의 자문을 통하여 본 연구에서 위험요인으로 확인된 비특이적인(unspecific) 곰팡이 노출력은 가습기사용의 혼란변수(confounder)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되어 제외하였다. 
  연구 결과 가습기살균제가 조사된 다른 요인들에 비해 큰 교차비(strength of association)를 보이며, 대조군과 무관하게 결과가 일관되게 보고(consistent result) 된다는 점, 계절의 변화와 함께 환자 수가 더 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질병의 임상적 양상과 부합(세기관지를 침범하는 흡입성 손상)되는 점 등을 근거로 가습기살균제를 본 질환의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하였다. 전체 가습기사용자수에 비해 환자 발생 규모가 작은 점은 본 연구의 특성 상 위중도(severity)가 높은 환자군만을 포함하게 된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가습기살균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가습기 내부 통을 세척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3], 국내에서는 분무되는 경우 직접적으로 흡입되는 가습기물에 가습기살균제를 섞는 독특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Swierez 등이 보고하였듯이 살균제 용도로 사용되는 benzalkonium chloride에 대한  동물흡입독성 시험 결과 폐손상 발생이 가능하다는 보고가 있으므로[4], 본 환자-대조군 조사 결과   위험요인으로 확인된 가습기살균제에 대해서도 성분 파악 및 흡입독성 시험과 같은 심층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하겠다. 


Ⅳ. 참고문헌

1. Herbst AL, Ulfelder H, Poskanzer DC. Adenocarcinoma of the vagina. association of maternal stilbestrol therapy with tumor appearance in young women. N Engl J Med 1971;284:878-881.
2. 대한예방의학회 저. 예방의학과 공중보건학. 계축문화사 2011년;133-136.
3. Indoor Air Facts No. 8: Use and Care of Home Humidifiers. Indoor air quality. 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 http://www.epa.gov/iaq/pubs/humidif.html.
4. Swierez R, Halatek T, Wasowicz W, et al. Pulmonary irritation after inhalation exposure to benzalkonium chloride in rats. Int J Occup Med Environ Health 2008;21:157-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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