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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례를 통해 보는 장기기증 활성화 방안
  • 작성일2018-09-27
  • 최종수정일2019-09-10
  • 담당부서장기기증지원과
  • 연락처02-2628-3610
해외사례를 통해 보는 장기기증 활성화 방안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 장기기증지원과
최기호*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장경숙

*교신저자 : kh21@korea.kr, 02-2628-3610

Abstract

Study on promotion of organ donation in foreign countries

Choi Kiho
Division of Organ Donation Support, Korean Network for Organ Sharing, KCDC
Jang Kyungsook
Department of Public Relation, Korea Organ Donation Agency

Since the enforcement of the National Transplant Act, the Korean government has tried to promote organ donation. However, a news report published last year caused a decrease in organ donation, and the public opinion on organ donation is still poor. To resolve this issue, we reviewed the promotion of organ donation in foreign countries such as Spain and USA.

Keywords: Organ donation, Transplant


들어가는 말

2011년부터 시작된 뇌사 장기기증 성장세가 2017년 말에 줄어들더니 올해도 9월까지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정부는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독립 OPO(Organ Procurement Organization) 설립과 한국형 Donation Improvement Program 도입, 장기·인체조직 통합 구득기관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의 설립(2017년) 등의 굵직한 정책을 시행했다. 뿐만 아니라 ‘뇌사추정자 통보제‘라는 강력한 무기도 쥐어주었다. 덕분에 지난 6년 동안 장기기증분야는 꾸준한 성장을 해왔는데, 안타깝게도 2017년 10월에 있었던 한 방송 보도는 우리사회를 뒤흔들었고, 장기기증 분야는 몇 년을 후퇴하는 아픔을 맛보았다. 장기기증에 대한 기초체력이 얼마나 약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이 보도로 인해 2018년 처음으로 「생명나눔 주간」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 9월 12일 제1회 「생명나눔 주간」선포식을 진행했다.
전 세계적으로 장기기증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스페인이다. 우리나라와 인구 규모가 비슷해서 두 나라의 장기기증 데이터가 종종 비교되곤 하는데, 기증 총량에 있어서는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생체기증이 매우 높고 반대로 스페인은 뇌사기증이 높다. 정부는 한 사람의 기증으로 평균 3.3명(2017년 기준)을 살리는 뇌사 장기기증을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모델로 삼을만한 스페인과 우리나라, 인구 대비가 아닌 단순 숫자로만 보면 단연 세계최고인 미국과 우리나라의 장기기증을 비교해보면서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몸 말

동일 조건에서 비교해보기 위해 WHO 산하기구인 International registry in organ donation and transplantation(IRODaT) 기준으로 2016년 데이터를 비교해보았다. 우리나라는 총 2,782명으로 뇌사기증자 573명, 생존기증자 2,209명인 반면, 생전에 장기기증 거부의사를 표명하지 않는 한 장기기증에 동의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제도인 옵트아웃(opt-out) 제도를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는 나라인 스페인은 총 2,387명으로 전체 수에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뇌사기증자 2,018명, 생존기증자 369명으로 뇌사기증자의 수가 훨씬 많았다(Table 1).
미국은 인구 백만 명 당 기증률을 따지는 per million population(pmp)이 30.98로 세계 5위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Organ Procurement Organization(OPO)이 있고, 기증자 수로 만 보면 2016년에 총 15,949명(뇌사 9,971명, 생존 5,978명)으로 단연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Table 1.

스페인의 장기기증

스페인은 2016년 기준 per million population(pmp) 43.4로 단연 독보적 수준이다. 스페인에서 기증활성화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모든 국민이 장기기증을 한다는 전제를 두고 이 pool에서 빠져 나갈 사람은 동사무소에 신고하는 opt-out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가 생전에 장기기증 의사를 표명한 경우에만 장기기증에 동의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제도인 opt-in 제도를 취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이다. 국가와 공공기관이 협업하여 다양한 장기기증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 ‘당신은 타인을 위한 완벽한 사람입니다(You are the perfect for others)’라는 캠페인이 그것이다. 스페인 국립장기이식기관과 국영 우체국 꼬레오스(Correos), 메디아셋 에스파냐 방송국이 함께 펼치는 캠페인이다. 누군가가 방송을 보고 장기기증 희망서약을 하면 꼬레오스에서 특급우편 서비스 소포360을 이용해 이들에게 감사 서신과 기증자 카드 등이 담긴 패키지를 발송한다. 덕분에 한 해 약 17만 명이 등록할 정도로 활성화되었다. 또한 전문가 교육센터(TPM)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장기기증

미국은 the United Network for Organ Sharing(UNOS)을 중심으로 50개 주에 62개의 OPO가 활동하며 모든 장기기증 관련 단체가 연계되어 있다. 이들 OPO는 ‘Donate life’라는 통합브랜드를 사용하며, 광고나 마케팅 활동의 시너지효과를 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적은 예산에 각 단체별로 예산을 사용하도록 되어있는 것과 비교해 볼 때 매우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미국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관련된 도구들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민족답게 다양한 언어로도 번역되어 있다. 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직장 교육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물론 이들에게는 기증 정보는 물론이고 리플릿, 사은품, 관련된 도구들 그리고 강사까지 제공한다.
기증자 가족을 위한 교육, 슬픔에 잠긴 기증자 자녀를 위한 교육, 외국인을 위한 교육, 종교를 통한 교육, 의료진 교육 등 계층별 교육이 잘 되어 있다. 또한 1월 로즈퍼레이드를 시작으로 매월 장기기증 행사가 정해져 있어 국민의 관심이 장기기증으로부터 멀어지지 않도록 노출을 시켜준다.
우리가 잘 아는 스티브 잡스는 간이 나빠져 이식을 받았으나 결국 췌장이 다시 나빠져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그가 간 이식을 받은 후 애플사는 아이폰을 이용해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할 수 있도록 앱(App)을 개발하였고 이는 실제로 매우 유용한 어플리케이션이 되었다.
이식을 받은 사람들이 모여 이식 게임(Transplant game)을 개최하여 이식 대기자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여러 활동을 하며 희망등록 캠페인을 펼치는 것은 나뿐만 아니라 남도 배려하는 그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장기기증에 대한 선입견이 다소 무겁고 슬프다면 미국의 장기기증은 활발하고, 생동감 있고, 축제 같은 분위기이다. 그래서 그럴까? 이들이 기증자를 기리는 행사는 퀼트와 걷기, 달리기, 그리고 흥겨운 파티처럼 매우 양상이 다르다(Figure 1).

Figure 1.

우리나라 기증자 유가족들이 슬픔에 겨워 집 밖을 나오지 못하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2016년부터는 장기기증 서약 감소 추세를 극복하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무례한 사람도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The world’s biggest asshole, even an asshole can save a life)’라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2분 48초 길이의 홍보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은 네바다(Nevada)주에 사는 콜맨 스위니(Coleman Sweeney)로 가는 곳마다 말썽과 트러블을 일으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이 비호감으로 여기는 인물이다. 하지만 어느 날 예고 없이 찾아온 뇌출혈로 콜맨은 갑작스럽게 사망하게 되고, 그때서야 사람들은 그의 운전면허증을 보고 그가 생전에 장기기증 서약을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콜맨의 간은 두 아이의 아버지에게, 심장은 25세의 한 여교사에게 이식됐다. 또한 복무 중 입은 부상으로 걷지 못하던 상이군인은 콜맨의 근조직을 기증받아 다시 자신의 두발로 걸을 수 있게 되었으며, 콜맨의 각막은 82세의 노인에게 다시 세상을 볼 수 있는 빛을 주었다. 시간이 흘러 콜맨의 무덤 앞에 모인 이식인들이 콜맨을 더 이상 무뢰한(asshole)이 아닌 영웅(hero)으로 마음속에 새기는 장면과 함께 영상은 끝난다.

2) 기발하고 위트가 넘치는 광고 크리에이티브
장기기증 희망등록은 어느 나라나 매우 큰 숙제이다. 기증희망 등록이 의미하는 것은 곧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이기 때문이다. 벨기에에서 제작한 장기기증 희망등록 광고는 매우 독특하다. ‘죽기 전에 꼭 해야만 하는 것’이 바로 장기기증 희망등록이라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죽음을 앞두고 바삐 서명하지 말고 평소에 해놓으면 더 좋을 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Figure 2).

Figure 2.

프랑스의 광고는 또 어떤가?
환자가 자신에게 장기를 준 사람을 껴안고 있는 사진에서 우리는 그들의 스토리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Figure 2). 특히 프랑스는 2017년에 opt-out제를 도입한 나라이다. 모든 국민이 뇌사상태일 때 장기기증을 할 것으로 보고, 만약 이를 거부하고 싶은 사람은 본인이 동사무소에 하지 않겠다고 신고하면 된다.

Figure 3.

영국의 광고는 매우 현실적이다. 만약 나의 장기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나는 반드시 장기기증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언젠가는 장기기증 희망서약을 하겠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사람. 이들을 극적으로 대비시켜 보여준다(Figure 4).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기에 늦은 나이가 있을까?

Figure 4.

인도의 광고는 좀 더 기발하다.
힌두교 여자의 가슴엔 무슬림의 심장이, 흑인의 눈에는 백인의 눈이, 이스라엘 젊은이의 신장에는 아랍 사람의 신장이 들어있다(Figure 5). 종교도, 인종도, 나이나 성별도 보지 말고 오로지 사람만을 생각하라는 메시지는 울림이 매우 크다.

Figure 5.

반면 한국의 광고는 어떠한가? 집행하는 단체가 다르다 보니 일관성이 부족했고, 미국처럼 통합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지 않아 시너지를 얻기 힘들었다. 크리에이티브가 제 각각이지만 최근 공익광고인 이제석씨가 제작한 왼쪽의 천지창조 버전과 순천만 국가정원 내 윤문선 정원디자이너와 이제석 광고디자이너가 생명나눔 주제정원에 장기기증캠페인을 위해 제작한 오른쪽 작품은 ‘생명을 이어주세요’란 선명한 메시지를 던진다(Figure 6). 그러나 예산이 제한적이다 보니 이 기발한 광고들도 국민들에게 널리 홍보할 기회가 사실상 많지 않다.

Figure 6.

아시아 이식 1위, 아시아 기증 1위인 한국, 이제 크리에이티브도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크리에이티브가 빈약한 건 예산부족이 원인일 수 있다. 하지만 예산을 쓸 만큼 쓰면서 효과를 얻지 못한다면 이것은 장기기증을 내 사업이라고만 인식하고 전체적인 파이를 키우지 못하는데서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맺는 말

다행히 최근에는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전통적인 매체 광고 이외에 문화예술 분야로 영역을 넓혀 장기기증자, 유가족을 초청하는 연극, 합창, 발레공연 그리고 생명나눔을 소재로 한 최초의 웹 드라마까지 접목하여, 생명나눔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홍보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Figure 7).

Figure 7.

생명나눔이라는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브랜드 자산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바른 방향으로 가려는 강한 정부의 의지와 통합 브랜드화 하는 작업부터 선행해보면 어떨까?
생명나눔 통합브랜드 “희망의 씨앗”과 “생명을 이어주세요” 라는 슬로건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기대를 해 본다.

희망의 씨앗생명을 이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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