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사용자별 맞춤메뉴

자주찾는 메뉴

추가하기
닫기

간행물·통계

contents area

detail content area

한국인 우울증 유전학 연구에 대한 고찰
  • 작성일2012-05-11
  • 최종수정일2012-08-24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73

한국인 우울증 유전학 연구에 대한 고찰
Korean depression genetics studies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 유전체역학과             
홍경원             

  


Ⅰ. 들어가는 말
  현재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고, 청소년 자살률도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러한 높은 자살률은 과학기술과 문화의 발전과는 반대로, 사람들의 마음이 점점 더 소외되고  단절되어가고 있음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성적비관, 집단 괴롭힘·따돌림 등으로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러한 높은 자살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우울증을 들 수 있다. 우울증과 자살률의   연관성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며, 우리나라에서 자살사고 노인의 약 70%가 우울증과 연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과 그에 대한 감시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한국인의 우울증의 유병률과 유전적인 요인들에 대한 정리를 통해서 우울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우울증에 대한 유전학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몸 말
  1. 한국인 우울증 유병률
  우울증 장애는 주로 정신장애진단 및 통계 편람 4판(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IV)의 진단기준으로 총 네 가지 범주로 나눠지는데, 크게 주요 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경도우울장애(minor depressive disorder), 아증후군적 우울증(subsyndromal depression), 우울증상(depressive symptoms)이 있다. 증상의 심각도는 주요 우울장애 쪽으로 갈수록 심하고, 반대로 유병률은 우울증상 쪽으로 갈수록 높다(Figure 1)[1].
                          
  우리나라에서 성인의 경우에는 주요 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유병률은 3.3-5.6%, 노인의 경우에는 주요 우울장애 유병률이 5.4-7.5%로 성인보다 높았다[2,3].
  최근 Chang 등(2008)의 연구에서는 한국인들이 미국인보다 DSM-IV에 진단기준에서 요구하는 우울장애 문항에 대해 증상이 있다고 응답하게 되는 역치(threshold) 1)가 높았다 [4]. 다시 말해, 한국인들이 설문에 응답할 때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대답을 택하는 경향이 있어, DSM-IV 점수가 미국인보다 낮게 측정되고, 그 결과 한국인에서 미국인보다 주요 우울장애가 덜 발견되는 경향이 있음을 밝혔다[1]. 이러한 현상은 한국인과 같은 아시아 문화권에서 서구의 DSM-IV 진단기준을 적용하는 경우 서구권에 비하여 우울증의 유병률이 공통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현상과도 일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우울증 유병률에 대한 역학연구에서는 우리나라 초등학생들    중 17.3%가 경한 우울증상군, 5.2%가 심한 우울증상군으로 추정되었다. Figure 2는 13-18세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 20-69세 사이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의 연령별 유병률을 비교 정리한 Park and Kim(2011)의 리뷰 논문에서 인용하였다[1]. 유력우울증(CES-D >= 16)과 확실우울증(CES-D >= 25)이 모두 고등학교 시절인 16-18세에서 46.8%와 22.7%로 가장 높았고, 이후 40대 까지 감소하다가 다시 증가되는 양상을 보였다(Figure 2).
                           
  올해 초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1년 정신질환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질환 유병률이 5년 전 조사 때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이상과 같은 유병률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의 급속한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로 인해 향후 공공의료 및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 우울장애가 심각한 현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정신건강증진 종합대책 기본방향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을 본격화 하고 있다.

  2. 우울증 발병에서 유전적 영향
  우울증은 외부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뇌에서 생물학적인 변화가 일어나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의 연구에서 잘 알려진 우울증과 관련된 생물학적인 변화는,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도파민 같은 모노아민의 신경전달 기전의 이상이 있고, 그 외에 신경영양물질의 감소, 비타민  B의 결핍,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기능항진, 사이토카인 변화, 혈관성 질환 그리고 전두엽 피질이나 해마의 위축 등의 생물학적인 변화가 보고되어 있다. 또한, 동일한 스트레스에 대해서 사람마다 취약성이 다른데, 이는 개인 간의 유전적인 차이에 의한 영향으로 생각된다.
  최근 유전학의 발전과 함께 정신의학에서도 유전적인 요인을 밝히기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울증에 관한 유전학적 연구에서는 가족 중 우울증을 가지고 있을 경우 우울증 발병 위험도가 약 2-3배 정도 높다고 보고되어 있고, 쌍생아 유전 역학 연구를 통해 우울증의 유전력을 계산했을 때, 유전적인 요인이 우울증 발병원인의 약 40% 정도를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6].
  우울증과 관련하여 가장 대표적인 후보 유전변이는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 수송체 유전자(Serotonin transporter)의 프로모터 영역에 있는 반복서열의 길이 다형성에 대한 연구로써, 짧은 반복길이(short allele)를 가지는 사람들은 긴 반복길이(long allele)를 가지는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에 이환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6]. 이외에도 세로토닌과 같은 모노아민 신경전달물질의 생산, 수용체(receptor), 그리고 대사효소(카테콜오메틸트란스페라제-COMT, 모노아민 옥신다아제-MAOA)들의 유전자에 존재하는 유전변이들이 우울증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7]. 그러나 다수의 후보유전자  변이를 이용한 접근들에서 서로 상이한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3. 우울증 치료에서 유전적 영향
  우울증 환자들에서 사용되는 항우울제는 신경간극에서 모노아민 신경전달물질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항우울제로 치료하더라도 우울증이 완화되는 정도(관해율)는 30-60% 정도이고, 사람들마다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한 예로 미국 NIH에서 수행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우울증 치료제의 증상 완화율은 12주 동안 약 30%에 그쳤다[8]. 비슷한 연구가 국내 우울증 임상연구센터에서 수행되었는데, 12주 동안 증상 완화율은 약 3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9].
  항우울제의 치료성공률을 보완하기 위하여, 환자의 유전적특성을 고려하여 항우울제를 선별 투여하는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세로토닌 수용체의 반복길이 다형성이나 신경영양물질 인자(Brain 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의 아미노산 서열 다형성(Val66Met)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상당수의 연구들에서 우울증 치료에 있어 유전적인 요인을 고려하는 것이 유용함이 확인되었다[10]. 그러나 이런 결과들은 치료반응에 대한 예측률이 낮아서 아직은 임상적용을 하기에는 이른 상태이다.
  종합하면, 우울증의 높은 유병률 및 질병 부담에 비해 아직까 치료성공률은 기대에 못 미치고, 우울증의 발병 및 치료에서 유전적 영향이 분명한 듯 보이나, 우울증에서 유전연구는 아직 일관된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어 실제적인 임상적용에 제한이 있다. 따라서 우울증의 진단이나 치료에 대한 더욱 많은 유전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이와 더불어 새로운 생체지표의 발굴도 필요하다.

  4. 한국인의 우울증에 대한 유전학 연구
  현재까지 다수의 우울증에 대한 후보유전자 상관성 연구(Candidate gene approach)들이 수행되어 왔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세로토닌 수용체에 대한 Myung 등(2010)의 연구에서 세로토닌 수용체의 프로모터 영역의 반복길이 다형성(5-Hydroxyltriptophan transporter length polymorphic region5; HTTLPR)이 만성적인 우울증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7]. Lee 등(2010)에 의해서는  5HTTLPR의 유전자형의 반복길이가 길면 기분장애의 치료약물인 벤라팍신(venlafaxine)에 대한 반응성이 높아진다고 보고하였다[11]. Lee 등(2010)은 또한 항 우울증 제제의 직접적인 수송체인 MRP1(Multiple resistance protein 1) 유전자의 단일염기서열 변이 c.4002G>A가 치료약물인 시탈로프람(citalopram)에 대한 반응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하였다[11]. Lim 등(2010)은 STR1A(serotonin receptor 1A)유전자의 프로모터 영역의 -1019C>G 다형성과 한국인 여성들에서 식욕장애 사이의 유의한 상관성이 있음을 관찰 하였다[12]. 이외에도 무수한 유사 연구들이 보고되었지만, 연구 그룹별로 같은 결과의 검증이 잘 되지 않고, 실질적인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한계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한계점의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데, 하나는 후보 유전자들 이외에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유전변이를 발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전자-환경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이다.
  우울증에 대한 유전자-환경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들 중 성인기에 받은 생활속의 스트레스 요인(life stressors)은 5HTTLPR의 short allele을 가지거나, BDNF 유전자의 Val66Met의 Met allele(메티오닌 대립인자)을 가지는 사람의 경우 1년 동안 우울증의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10]. 그리고 BDNF의 Met allele을 가지는 경우 뇌졸중 후에 우울증 발병 위험이 증가되는 것을 보고하였다[10]. 또한, 한국인 연구는 아니지만, 5HTTLPR의 short allele을 가지는 사람에서 유아기에 학대 같은 조기유해경험(early life adversity)을 가지면 성인기에 우울증의 발병위험이 증가된다는 보고가 있다[13]. 이와 같이 유전자-환경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들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에서 우울증에 관한 새로운 유전변이를 발굴하기 위한 시도(e.g. 전장유전체 연관성분석)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Ⅲ. 맺는 말


  근 다양한 복합적인 표현형들에 대한 전장유전체 연관성분석 방법으로 새로운 유전변이 발굴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차세대 시퀀싱 방법이 개발되어 매우 낮은 빈도로 존재하는 유전변이도 발견이 가능하여 이후 표현형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변이들을 더욱 많이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인의 우울증에 대한 연구도 새로운 유전변이를 발굴하기 위한 전장유전체 분석이나 차세대시퀀싱 분석 방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자살률도 높고 우울증의 유병률도 높은 불명예를 안고 있고, 청소년 자살과 노년기의 우울증 등으로 사회적 경제적 비용이 증가되고 있다. 이러한 청소년의  자살 예방과 노년기의 우울증 완화를 위해서는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환경적 요인들의 규명과 함께, 국가적인 차원에서 임상연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 사업과 국민건강영양조사 사업에서 우울증과 관련된 설문을 수집하고 있으며, 향후 한국인의 우울증에 미치는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1) 역치(?値, threshold): 자극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최소한도의 자극의 세기를 나타내는 수치

Ⅳ. 참고문헌

1. Park JH and Kim KW (2011) A review of the epidemiology of depression in Korea. J. Korea Med. Assoc. 54:362-369
2. Suh GH et al. (2000) Prevalence and risk factors of dementia and depression in the elderly. J. Korean Neuropsychiatr. Assoc. 39:809-824
3. Park JH et al. (2010) Prevalence of major depressive disorder and minor depressive disorder in an elderly Korean population: results from the Korean Longitudinal Study on Health and Aging (KLoSHA). J. Affect. Disord. 125:234-240
4. Chang SM et al. (2008) Cross-national difference in the prevalence of depression caused by the diagnostic threshold. J. Affect. Disord. 106:159-167
5. Glowinski AL et al. (2003) Genetic epidemiology of self-reported lifetime DSM-IV major depressive disorder in a population-based twin sample of female adolescents. J. Child. Psychol. Psychiatry 44:988-996
6. Sullivan P et al. (2000) Genetic epidemiology of major depression: review and meta-analysis. Am. J. Psychiatry 157:1552-1562
7. Myung W et al. (2010) Serotonin transporter gene polymorphism and chronic illness of depression. J. Korean. Med. Sci. 25: 1824-1827
8. Trivedi MH et al. (2006) Evaluuation of outcomes with citalopram for depression using measurement-based care in STAR*D: implications for clinical practice. Am. J. Psychiatry. 163:28-40
9. Kim JM et al. (2011) Predictors of 12-week remission in a nationwide cohort of people with depressive disorders: the CRESCEND study.
10. Kim JM et al. (2007) Interactions between life stressors and susceptibility genes (5-HTTLPR and BDNF) on depression in Korean elders. Biol. Psychiatry. 62:423-428
11. Lee SH et al. (2010) Serotonin transporter gene polymorphism with short term treatment response to velafaxine. Neuropsychobiology. 62: 198-206
12. Lim SW et al. (2010) Associations between the serotonin-1A receptor C(-1019)G polymorphism and disordered eating symptoms in female adolescents. J. Neural. Transm. 117:773-779
13. Caspi A et al. (2003) Influence of life stress on depression: moderation by a polymorphism in the 5-HTT gene. Science. 301:386-389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