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사용자별 맞춤메뉴

자주찾는 메뉴

추가하기
닫기

간행물·통계

contents area

detail content area

인수공통 감염병으로서의 말라리아 현황
  • 작성일2018-08-09
  • 최종수정일2019-09-10
  • 담당부서매개체분석과
  • 연락처043-719-8520
인수공통 감염병으로서의 말라리아 현황

질병관리본부 감염병분석센터 매개체분석과
김태윤, 신현일, 구보라, 이상은, 조신형*

*교신저자 : cho4u@korea.kr, 043-719-8520
Abstract

Malaria as a zoonosis

Kim Tae Yun, Shin Hyun-Il, Ku Bora, Lee Sang-Eun, Cho Shin-Hyeong
Division of Vectors and Infectious Diseases, Center for Laboratory Control of Infectious Diseases, KCDC

In humans, malaria is caused by the infection with four Plasmodium species, P. falciparum, P. vivax, P. malariae or P. ovale. These parasites are transmitted in humans by the mosquitoes of genus Anopheles. However, it has long been known that other Plasmodium species originated from non-human primates could infect residents or travelers of the forest.
Plasmodium knowlesi, the malarial parasite of macaque monkeys in Southeast Asia, is the most common zoonotic malaria parasite. The other common zoonotic malaria parasite is P. simium of South America, which infects platyrrhine monkeys. Human infections with these non-human primate malaria parasites appear to be misdiagnosed as P. malariae or P. vivax infections for a long time. These misdiagnoses are mainly due to the morphological similarities between the parasites when observed under microscope. Studies on the lineage of human malarial parasites have shown that they were transferred across species from African apes and monkeys to humans via mosquito vectors.
Collectively, zoonotic malaria, misdiagnosed for a long time, is an important emerging infectious disease. Changes in human habitation and ecology may facilitate the emergence of new human malarial parasites from non-human primates.

Keywords: Zoonotic malaria, Plasmodium knowlesi, Plasmodium simium, Diagnosis


들어가는 말

말라리아는 세계보건기구가 선정한 6대 열대질환의 하나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매년 약 2억5천만 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며 1백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말라리아는 열원충속(genus Plasmodium)의 기생 원충 감염으로 일어난다. 가장 치명적인 열대열원충(P. falciparum), 가장 넓게 분포하는 삼일열원충(P. vivax) 외에 사일열원충(P. malariae), 난형열원충(P. ovale)이 전통적으로 알려진 사람 말라리아 열원충이다.
사람 이외에 다른 동물에 기생하는 열원충도 많이 있다. 포유류, 조류, 파충류 등의 척추동물에 기생하는 열원충은 약 250종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모두 곤충 매개체에 의해 감염이 이루어지고, 곤충 중에서도 일부 얼룩날개모기속(genus Anopheles) 모기만이 영장류에 기생하는 열원충 감염을 매개할 수 있다. 비인간 영장류(non-human primates)에 기생하는 열원충은 지금까지 약 30종이 알려져 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에 따르면 사람 말라리아 열원충은 모두 영장류 말라리아와 근연관계에 있다(Figure 1).
사람에게서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열원충 중 가장 중요한 종은 열대열원충과 삼일열원충이다. 이 두 종은 원래 비인간 영장류에 기생하던 열원충이었는데 종간 장벽을 넘어 사람에게로 전파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의 분자생물학적 연구에 의하면, 열대열원충은 서아프리카에서, 삼일열원충은 서아프리카 및 중앙아프리카에서 기원하였으며, 각각 다른 시기에 고릴라나 침팬지 같은 대형 유인원을 흡혈하던 모기에 의해 사람에게로 전파된 것으로 추측된다[2,3]. 과거 말라리아 열원충의 전파 과정에서 인수공통 감염의 시기가 존재했다는 것은,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일부 비인간 영장류 말라리아 열원충의 인체 감염이 열원충속 진화의 한 과정임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신종 감염병으로서 비인간 영장류 말라리아를 주목해야만 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이 글에서는 인수공통 감염병의 관점에서 말라리아열원충의 특징을 고찰하고, 향후 연구와 정책의 방향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몸 말

현재까지 원숭이열원충(P. knowlesi), P. cynomolgi, P. simium, P. brasilianum(이 3종 열원충의 국문명이 확정되지 않아 이하 학명을 사용함), 그리고 삼일열원충이 인수공통 감염을 일으키는 열원충으로 알려져 있다(Table 1). 이중 삼일열원충을 제외한 나머지 종이 비인간 영장류 유래의 말라리아 열원충이다. 원숭이열원충은 동남아시아의 마카카원숭이(Macaque monkeys)에 기생하는 대표적인 열원충으로서, 이 열원충의 자연적 인체 감염은 반세기 전부터 알려져 왔다. 21세기 초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에서 발생한 다수의 인체 감염사례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원숭이열원충의 인수공통감염이 활발하게 전개되어왔음을 시사한다[4]. 원숭이열원충의 인체 감염 시 현미경으로 관찰되는 후기 적혈구기 원충 형태는 사일열원충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Figure 2) 이 지역에서의 원숭이열원충 인체 감염은 사일열원충 감염으로 오진되어왔다. 원숭이열원충 특이 primer를 이용한 PCR과 ssr RNA(small subunit RNA)에 대한 염기서열분석을 통해서 사일열원충 감염이 아닌 원숭이열원충 감염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후 보르네오 이외에 말레이시아 반도 내에서도 분자생물학적 진단기법으로 원숭이열원충 인체 감염이 확인되면서 어느 시기에는 말라리아 내원 환자의 96%가 원숭이열원충 감염으로 밝혀지기도 하였다. 최근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분자생물학적 분석은 현재 동남아시아 지역의 원숭이열원충 감염이 서쪽으로는 안다만과 인도의 일부지역, 동쪽으로는 필리핀까지 확산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7]. 널리 사용되고 있는 현미경 검경 진단과 신속진단키트는 원숭이열원충 감염을 감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동남아시아 지역 주민에 대한 사람 말라리아 진단의 상당수는 원숭이열원충 인체 감염에 대한 오진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원숭이열원충 인체 감염은 혈액 내에서 24시간 주기의 무성 생식기를 거치면서 매일 발열한다는 점에서 72시간 간격으로 4일마다 발열하는 사일열원충 감염과는 다르다. 감염 후 무증상인 경우도 있으나 종종 비전형적인 임상증상과 함께 치명적인 고원충률 소견을 보이기도 한다[6]. 사람 말라리아 열원충과 원숭이열원충이 중복 감염된 경우도 종종 발견되었다. 치료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의 원숭이열원충 충주는 열대열원충 치료제인 아르테미시닌에는 높은 민감성을 보이나, 클로로퀸에겐 중간 정도의, 메플로퀸에는 낮은 민감성을 보이고 있다[8]. 원숭이열원충 인체 감염이 실험적으로도 증명되었고 많은 인체 감염사례가 축적되었다고는 하지만, 감염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직접 전파되었음을 입증하는 증거는 아직 없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사람들이 숲 지대에서 활동하는 동안 숲의 원숭이를 흡혈하는 모기에 의해 감염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인체 내에서 원숭이열원충이 성숙한 생식모세포(mature gametocyte)를 형성할 수 있고, 일부 얼룩날개모기속 모기 침샘에서 삼일열원충, 열대열원충 외에 원숭이열원충의 포자소체(sporozoite)가 발견되고 있다는 보고에 비춰볼 때, 인수공통 감염 빈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원숭이열원충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직접 전파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아시아 마카카원숭이에 기생하는 열원충인 P. cynomolgi의 인체 감염 역시 가능하다는 것이 50여 년 전에 실험적으로 입증된 바 있으나, 자연적 인체감염은 최근에서야 말레이시아 반도에서 처음 확인되었다[9]. 혈액도말 표본에서 P. cynomolgi는 삼일열원충과 형태학적으로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이 환자는 최초에 삼일열원충 감염으로 오인되었다. 이후 ssr RNA에 대한 PCR 결과물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삼일열원충이 아닌 P. cynomolgi 감염으로 최종 진단되었다. 이 환자의 임상증상은 그리 심하지 않았고 48시간 간격으로 나타나는 삼일열원충 감염의 삼일열과 달리 24시간 간격으로 찾아오는 오한이 특징적인 소견이었다. 이 증례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P. cynomolgi 감염을 P. vivax 감염으로 오진했을 가능성도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동남아시아 지역과 함께 인수공통 말라리아가 흔히 발생하는 곳은 중앙아메리카 및 남아메리카 지역이다. 이 지역 광비원류 원숭이(Platyrrhine monkey)에 기생하는 열원충인 P. simium과 P. brasilianum이 인체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어왔다. 분자계통학적으로 P. simium은 삼일열원충과, P. brasilianum은 사일열원충과 근연관계에 있음이 확인되었다[10]. 콜럼버스 시대 이후 아프리카를 포함한 구대륙으로부터 이주해온 정착민들로부터 신대륙 광비원류 원숭이에 전파된 삼일열원충과 사일열원충으로부터 P. simium과 P. brasilianum이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최초의 P. simium 인체감염사례는 1966년 브라질에서 보고되었다[11]. 이 증례의 경우 환자 혈액도말 표본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환자의 혈액을 주사한 광비원류 다람쥐원숭이(squirrel monkey)에서 P. simium 감염을 확인함으로써, 숲 지역에서의 삼일열원충 감염이 사실은 P. simium 감염이었음을 보여준다. 삼일열원충 감염 시 혈액도말표본의 적혈구에서 관찰되는 Schuffner’s dot 및 기타 반점 패턴이 P. simium 감염에서도 관찰되기 때문에 삼일열원충 감염으로 오진된 P. simium 감염이 만연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에는 P. simium의 인수공통 감염 역시 예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이러한 오진율 또한 매우 높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일열을 일으키는 P. brasilianum의 실험적 인체감염이 가능함은 오래전부터 알려졌다[12]. 그러나 P. brasilianum과 사일열원충을 감별할 분자생물학적 진단법은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다. 한편 이들 두 종의 열원충을 사람과 광비원류 원숭이에 공통 감염될 수 있는 동종의 변이 형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람 말라리아 열원충 4종의 기원은 각각 다르지만 긴 진화와 적응의 과정에서 인수공통 감염의 시기를 거쳐 온 것으로 보인다. 분자진화학적 연구에 따르면 약 1억3천만 년 전에 열원충속이 쌍시목 곤충과 척추동물의 두 단계 숙주생활 영위가 시작되었고 약 1억 년 전에 삼일열원충, 사일열원충 및 난형열원충 종류의 조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약 500만 년 전에 열대열원충이 등장했고 200만 년 전에 P. cynomolgi로부터 삼일열원충이 분화되어 나왔다. 이러한 열원충의 분화는 척추동물 숙주의 진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생 인류의 직접적인 조상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현재의 사람 말라리아 열원충 4종은 비인간 영장류 기생 열원충으로 존재했고, 이후의 어느 시점에 비인간 영장류로부터 사람에게로 전파된 것으로 추측된다[2,3]. 그 과정에서 오랜 인수공통 감염의 시기가 존재했고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사하라 이남 지역 아프리카에서 대규모로 이루어진 영장류 대변 샘플 조사 결과 유전학적으로 삼일열원충과 유사한 열원충이 야생 침팬지와 고릴라에 널리 퍼져있음이 알려졌다[3]. 이러한 결과는 이들이 모두 한 종류의 삼일열원충으로 이 지역에서 사람과 침팬지, 고릴라 사이에서 오랜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지속되어온 교차 감염을 통해 인수공통 감염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맺는 말

인수공통 감염을 일으키는 영장류 말라리아 열원충의 매개 모기에 대한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이들 모기의 흡혈 습성, 선호도, 서식지, 흡혈 후 이동 거리, 살충제 민감성,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 등에 대한 연구는 인수공통 말라리아에 대한 연구와 예방을 위해 필요한 필수적인 연구 분야이다. 사람 말라리아 매개 모기의 비인간 영장류 흡혈 습성과 이로 인한 사람 말라리아 열원충의 전파 역시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아울러 인간의 거주 영역 확장에 따른 환경의 변화가 매개체인 모기와 비인간 영장류의 생태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한 면밀한 조사도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인수공통 말라리아에 대한 치료약제 부분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원숭이열원충의 경우 현재 가장 효과적인 항말라리아 약제인 아르테미시닌에는 민감하지만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전통적 약제에는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 인수공통 말라리아 열원충에서 약제 내성의 존재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약제에 대한 민감도는 사람 말라리아 열원충의 약제 민감도 변화 패턴과 매우 유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수공통 말라리아 유행지에서 사람 말라리아에 대한 대규모 약제 투여가 인수공통 말라리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글에서 논의한 인수공통 말라리아의 인체 감염사례는 아직 국내에서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열원충이 유행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와 남아메리카의 위험지역 여행자가 점차 늘고 있고, 감염된 현지 거주민의 국내 유입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신종 감염병으로써 인수공통 말라리아에 대한 대비와 정책적 관심이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 매개체분석과에서는 말라리아 표준실험실을 운영함으로써 사람 말라리아 및 원숭이열원충 감염에 대한 유전자 진단법을 확립하고 있으며, 보건소 및 병원으로부터 해외유입 말라리아 환자 진단(종 감별) 및 분자유전학적 특성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캄보디아, 태국 등 해외 말라리아 유행 국가의 국립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말라리아 생물자원 확보 및 내성말라리아에 대한 공동조사 및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대국민 진단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다.


참고문헌

1. Blanquart S, Gascuel O. Mitochondrial genes support a common origin of rodent malaria parasites and Plasmodium falciparum’s relatives infecting great apes. BMC Evol Biol. 2011;11:70.
2. Liu W, Li Y, Learn GH, Rudicell RS, Robertson JD, Keele BF, et al. Origin of the human malaria parasite Plasmodiumf alciparum in gorillas. Nature. 2010;467:420-425.
3. Liu W, Li Y, Shaw KS, Learn GH, Plenderleith LJ, Malenke JA, et al. African origin of the malaria parasite Plasmodium vivax. Nat Commun. 2014;5:3346.
4. Singh B, Kim SL, Matusop A, Radhakrishnan A, Shamsul SS, Cox-Singh J, et al. A large focus of naturally acquired Plasmodium knowlesi infections in human beings. Lancet. 2004;363:1017-1024.
5. Lee KS, Cox-Singh J, Singh B. Morphological features and differential counts of Plasmodium knowlesi parasites in naturally acquired human infections. Malaria J. 2009;8:73.
6. Antinori S, Galimberti L, Milazzo L, Corbellino M. Plasmodium knowlesi: the emerging zoonotic parasite. Acta Trop. 2013;125:191-201.
7. Moyes CL, Henry AJ, Golding N, Huang Z, Singh B,B aird JK, et al. Defining the geographical range of the Plasmodium knowlesi reservoir. PLoS Negl Trop Dis. 2014;8:e2780.
8. Fatih FA, Staines HM, Siner A, Ahmed MA, Woon LC, Pasini EM, et al. Susceptibility of human Plasmodium knowlesi infections to anti-malarials. Malar J. 2013;12:425.
9. Ta TH, Hisam S, Lanza M, Jiram AI, Ismail N, Rubio JM. First case of a naturally acquired human infection with Plasmodium cynomolgi. Malar J. 2014;13:68.
10. Tazi L, Ayala FJ. Unresolved direction of host transfer of Plasmodium vivax v. P. simium and P. malariae v. P. brasilianum. Infect Genet Evol. 2011;11:209-221.
11. Deane LM, Deane MP, Ferreira NJ. Studies on transmission of simian malaria and on a natural infection of man with Plasmodium simium in Brazil. Bull World Health Organ. 1966;35:805-808.
12. Contacos PG, Lunn JS, Coatney GR, Kilpatrick JW, Jones FE. Quartan-type malaria parasite of new world monkeys transmissible to man. Science. 1963;142:676.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