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예방접종 사업의 경우 지역사회 내 감염병 유행 차단을 위해 군집면역 획득을 중요한 목표인 반면 성인 예방접종 사업의 경우 개인 수준의 질병 예방이 더 크게 부각된다. 특히 노인이나 만성질환자 등 감염병 이환 시 합병증 또는 사망 발생 위험이 높은 집단이 사업의 주요 대상이 된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에서는 예방접종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에 의해 매년 성인 1만 명이 사망하고, 10만 명 이상 입원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지역사회 내 질병부담을 연간 약 100억 달러로 추산하였다[1]. 또한 영유아 예방접종률은 90% 이상인 반면 성인 예방접종률은 26-65%로 낮아 성인 예방접종 분야는 성공적인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1]. 일부 연구에서 성인 예방접종률이 낮은 요인으로 성인 예방접종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고, 의료인들도 적극적으로 예방접종을 권고하지 않으며, 성인 예방접종에 대한 공공 프로그램 부족과 비용부담 등을 언급하고 있다[2, 3].
  성인에서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으로 인한 질병 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예방접종률을 향상 시킬 필요가 있다. 예방접종률 향상은 적극인 예방접종 권고에서 시작되는데 이는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 질병부담 등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예방접종 실시기준이 마련된 이후에 가능하다. 이미 미국, 유럽 등 많은 선진국에서는 자국의 실정에 맞는 성인 예방접종 실시기준을 갖추고 있다[4]. 국내의 경우 1994년에 대한가정의학회에서 처음으로 성인 예방접종 권장 기준을 발표하고 이후 2007년, 2012년 2차례에 걸쳐 대한감염학회에서 성인 예방접종 권장안을 발표하였지만 이러한 노력이 성인 예방접종의 활성화로 이어지지는 못하였다[5].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영유아 중심의 예방접종 사업을 중점적으로 실시하여 성인 대상 예방접종 사업은 그 중요성과 필요성이 덜 부각되었고, 이로 인해 현재 성인 대상 예방접종 사업은 보건소를 통한 노인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위주로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인구의 고령화로 인하여 만성질환자 및 면역저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예방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른 백신획득 면역력 저하, 해외여행 및 특수직업 종사로 인해 감염병 노출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과거에 영유아에게 주로 발생하였던 감염병이 성인에서도 발생하는 등 감염병 유행 역학이 변화하고 있고,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규 백신들이 개발되면서 성인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성인에게 필요한 예방접종 권고사항을 정립하고 관련 정보를 쉽게 안내하고자 「성인 예방접종 가이드(가이드)」를 개발하게 되었다.
  타당한 가이드 개발을 위해 2011년 대한감염학회와 함께 학술연구용역사업을 수행하였으며, 이후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산하 성인 및 질병별 분과위원회에서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예방접종 권장 대상자를 선정하고 접종횟수와 방법 등을 검토하였다. 이후 최종 권고사항은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정책적 측면을 추가로 검토하여 확정하였다(Figure 1).
  성인 예방접종 가이드는 의료기관에서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핵심 사항만을 손쉽게 확인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 형태로 제작하고자 하였고, 1) 성인 예방접종의 특성 2) 감염병별 예방접종 3) 질환별 예방접종 4) 직업 및 상황별 예방접종으로 구분하여 기술하였다. 감염병별로는 국내에서 발생이 가능하거나 국내 발생은 없지만 해외여행 시 예방접종이 중요시되는 감염병을 포함한 총 18종에 대하여 접종대상, 접종용량 및 방법, 주요 이상반응, 금기 및 주의사항 등을 기술하였다.
성인 예방접종은 일정 연령 이상 또는 일정 간격이 경과하면 일괄적으로 접종이 필요하여 권장되는 백신과 개인의 과거 접종력, 질병 이환력 및 노출 위험도에 따라 권장 여부가 달라지는 예방접종이 있다(Figure 2). 전자를 일반 권장(Universal recommendation)으로 표현하였고 대상 백신으로는 인플루엔자, Td(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 매 10년 마다 추가접종 중 1회는 백일해 항원이 포함된 Tdap 백신 접종), 폐렴구균, 대상포진, A형간염 백신이 있다. 후자의 경우는 나머지 백신에 해당되며 우선 권장(high risk group recommendation)으로 표현하여 백신별로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연령, 질환, 직업 및 상황을 분류하여 기술하였다. 질환별로는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을 대상으로 권장 사항을 기술하였고, 직업 및 상황은 의료인을 포함하여 실험실 종사자, 보육시설 종사자 등 특정 직업군과 해외여행자, 임신부 등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구분하여 예방접종 권장사항을 기술하였다.

  이렇게 개발된 가이드는 전국 보건소 및 예방접종 시행 의료기관 등에 12월 동안 약 23,000부가 배포되었고, 온라인상에서도 전자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제는 영유아뿐만 아니라 성인에서도 예방접종률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며, 이러한 전략을 수립하는데 성인 예방접종 가이드가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향후 성인 예방접종에 대한 낮은 인식과 태도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홍보사업과 의료인 교육을 병행 추진 할 예정이며, 2013년도 실시될 65세 이상 노인 대상의 폐렴구균 백신접종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관련 효과 평가 연구도 적극적으로 진행하여 성인 예방접종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참고문헌
1. Infectious Disease Society of America. Actions to Strengthen Adult and Adolescent Immunization Coverage in United States: Policy Principles of the Infectious Diseases Society of America. Clinical Infectious Disease 2007;44:e104-8.
2. David RJ, Kristin LN, Kim L. Barriers to Adult Immunization. The American Journal of Medicine 2008;121:S28-S35.
3. Alan RH, Walter AO. Adult Immunization: What Can We Learn from the Childhood Immunization Program?. Clinical Infectious Disease 2007;44:1532-5.
4. Roman C. et al. Adult vaccination in 11 Central European countries-Calendars are not just for children. Vaccin 2012;30:1529-40.
5. 대한감염학회. 성인 예방접종 제2판.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