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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테러 무기로서의 보툴리눔 독소에 대한 방어 연구 및 최신동향
  • 작성일2013-04-12
  • 최종수정일2013-04-12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79
생물테러 무기로서의 보툴리눔 독소에 대한 방어 연구 및 최신동향
The Recent Advances in Biodefense Research for Botulinum toxins as Bioterror Warfare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센터 병원체방어연구과
최명민, 김연희, 이기은, 차기원

Ⅰ. 들어가는 말


  보툴리눔 독소증은 Clostridium botulinum(보툴리눔균)이라는 혐기성 세균이 생산하는 신경독소에 의해서 심각한 강직성 마비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보툴리눔 독소는 자연계에서 생산되는 가장 강력한 독소로 미국질병관리본부(CDC)에서 위험도, 생산 및 무기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선정한 카테고리 중에서 탄저, 페스트 및 두창과 함께 A 등급에 해당되는 가장 위험한 생물테러 무기 중 하나이다[1]. 일반적으로 알려진 생물테러 물질들은 테러용 무기들에 비해 생산, 이동 및 오용하기 쉽고 탐지 및 진단이 어려워 광역대 살포와 은밀한 살포가 가능하며,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고 개발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기에 테러를 자행하고자 하는 특정 집단 및 개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특히 보툴리눔 독소는 다른 생물테러 사용 가능 주요 병원체와 달리 병원균 자체가 아닌, 균에서 생산되는 독소 자체가 치명적인 물질로 사용된다. 균체의 생장 유무를 통한 이차 감염과는 연관성이 없지만 독소 자체가 가지는 살상 효과만으로도 그 어떤 생물테러 무기보다 가장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2, 3].

  그 위력을 다른 대량살상 무기들과 비교해 본다면, 서울(600km2) 인구 50%를 사망시키는데 핵무기는 2.6 메가톤, 사린 신경가스는 1,700 톤이 필요한 반면 생물무기인 Bacillus anthracis(탄저균)는 17kg으로 화학무기와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보툴리눔 독소의 경우는 2005년도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유제품에 독소를 첨가하여 생물테러를 일으킬 시에 방어준비가 안된 경우 10-100g 만으로도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까지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결과를 얻은 바 있다[4].

  역사적으로 인류가 생물테러 무기들을 사용해 왔던 실례를 살펴보면, 두창 바이러스가 오염된 담요를 인디언 종족의 말살에 사용하였으며, 2차 세계 대전을 필두로 주요 전쟁에서 생화학 무기가 사용되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2001년 9.11 사건 직후 우편물을 통한 탄저포자 생물테러 사건으로 인하여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켜 생물테러 무기에 대한 대비의 중요성이 대두되어 국가 안보정책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생물테러 무기로서의 보툴리눔 독소를 사용하기 위해서 1930년대 초 일본의 731부대에서 독소에 대한 치사량을 측정하고자 죄수들에게 먹였던 기록이 있고[1, 2], 1940년대부터는 미국과 독일에서도 생물테러 무기로서 보툴리눔 독소에 대한 개발 및 방어 연구가 시작되었다. 보툴리눔 독소가 사용된 예로는 1995년 일본의 오움(Aum) 진리교에 의한 도쿄역 지하철 테러 사건 당시 범인들이 사린 신경가스와 보툴리눔 독소를 함께 사용했다고 주장하여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 된 바 있다[2].

  보툴리눔 독소는 생물테러 무기로서 다뤄지기 이전에도 주로 농경지 및 가축의 축사 부근 토양에 분포되어 그 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또는 과일 등을 섭취 시에 병변을 일으킨 사례가 있다. 특히 장기간 음식을 보관하기 위해 개발된 포장기술을 사용한 캔 식품과 관련하여 미국 내에서는 식품 유래 보툴리즘 환자가 매년 10-30건 정도 발생하고 있다.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인체 보툴리눔 독소증은 2003년도에 3명, 2004년도에 4명, 2006년 1명의 보툴리즘 환자 발생 사례가 있는 등 간헐적으로 발병이 보고되고 있다.

  미국 및 러시아를 비롯하여 생물테러가능 병원체에 대해 방어 준비를 하고 있는 각 나라들에서도 보툴리눔 치료제 및 예방에 대한 연구가 계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 항독소 및 백신 등의 부재로 환자처치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현실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연구 및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원고에서는 생물테러 무기로서의 보툴리눔 독소에 대한 방어 연구 및 최신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 몸 말


  보툴리눔 신경독소(botulinum neurotoxin, BoNT)는 항원 특이성에 따라 7가지 혈청형(A - G)으로 구분되는데, 그 중 A, B, E형이 주로 인체에 질병을 일으키며, F형의 경우는 드물게 나타난다. C와 D형은 조류와 인체를 제외한 포유류에서 나타나고, G형은 1970년대에 발견되었으나 작용 기작이나 특이성 여부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Table. 1).

  보툴리눔 독소증은 사람사이의 전파는 일어나지 않으며, 독소 유입 경로에 따라 크게 식품 매개, 창상형, 유아형, 흡인형 등의 4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보툴리눔 독소증의 경우 경구 노출이 가장 흔한 유입 경로이며, 피부상처를 통한 오염 및 유아 장관내 보툴리눔균에 의한 독소생산으로 발생하는 중독은 드물게 보고된다. 생물테러와 같이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보툴리눔 독소증은 주로 식품 매개나 흡인형으로 쉽게 전파될 수 있으나, 간혹 바늘과 같은 날카로운 물질을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인체 내로 침투시킴으로써 야기될 수도 있다. 

  보툴리눔 신경 독소는 세 개의 작용 도메인을 가지고 있는데, N-말단 촉매 도메인(Light chain: Enzyme)과 내부 전위 도메인(Heavy chain: Translocation domain), C-말단 수용체 결합 도메인(Heavy chain: Binding domain)으로 이루어진 복합체(약 150kDa)로 비활성상태의 폴리펩타이드 형태로 발현된 후, 단백질 분해효소에 의해서 분리된 heavy chain과 light chain이 이황화결합을 이루는 활성상태가 되어야 한다. 활성 독소는 NTNHA(Nontoxic- nonhemagglutinin) 및 HA(Hemagglutinin)와 복합체를 이루어 존재하며, 인체 내로 투입된 복합체 형태의 독소는 혈류로 흡수된 후에 순환기계를 통해 최종 목적지인 근신경 접합부에 이동하여 비가역적으로 결합한다[5, 6]. 독소는 HA 및 NTNHA와의 복합체를 이룸으로써 구조적으로 안정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식품 매개 보툴리눔 독소증과 같이 독소가 위를 통과하는 경우에도 위산이나 펩신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위장을 통과하면서 체내에 흡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소가 신경세포의 수용체에 부착한 후 light chain이 세포질로 이동하여 zinc-dependent endoprotease로 작용하고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에 관련된 단백질을 분해함으로써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방해하고 이로 인해 근수축이 차단되므로 마비증상이 나타난다. 최근의 논문에서 3차 구조가 밝혀졌는데, 독소와 아미노산 서열은 매우 다르면서도 3차구조적으로는 유사한 NTNHA와의 3차원 결합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알게 되어, 과학적으로 매우 흥미롭고 특이한 구조적 보호 작용 기작이 밝혀지기도 하였다(Figure 1)[6].

Figure 1. Structure of Botulinum Neurotoxin Type A and its NTNHA complex (Gu et al. Science. 2012)

  호흡근육이 마비되면 결국 자가 호흡으로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하며, 독소의 신경세포 내 지속 여부는 수 시간부터 수 십일에 이르게 되어 중환자실에서의 집중관리가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생물테러가 발생하여 보툴리즘 환자가 동시 다발로 발생하는 경우, 근처 병원을 비롯한 모든 병원들의 중환자실 공급량이 절대 부족하게 되어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한 환자들은 치료 기간이 늘어나게 되고 결국 인명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게다가 효과적인 치료제의 부재는 환자들의 치료 및 회복 후 정상적인 사회생활로 복귀하기까지의 시간적,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따라서 생물테러대비뿐만 아니라 자연발생 보툴리눔 독소증에 대비하기 위한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기반연구, 진단 및 탐지, 백신, 치료제 개발 연구 분야의 연구 동향을 요약해 보고자 한다.
  기반 연구 분야에서 게놈 분석, 기능 유전체 구조 분석을 통해 생화학 및 물리학적 모델 개발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면역체계 세포들의 신호전달 관련 유전자 연구를 비롯하여 보툴리눔 독소의 세포 침입 수용체 연구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반연구를 통해 독소의 유전정보뿐만 아니라, 보툴리눔 균체에 대한 유전체의 분석도 완료되었고 변형 유전자 구조분석 및 항독소등에 대한 연구, 성형 및 피부 미용적 관점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는데 반해 생물테러 무기로서의 보툴리눔 독소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현실이다.

  진단 및 탐지 연구는 생물테러뿐만 아니라 식품유래 보툴리눔 독소증을 대비하기 위해 가장 큰 이슈가 되어 왔고, 독소량에 대한 민감도 부분과 독소 항원형에 대한 특이도 부분을 개선하는데 많은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주로 진단은 혈액이나 대변을 채취해서 보툴리눔 독소의 포함 여부를 테스트하는 연구가 진행되어 왔고, 최근까지 사용된 진단 방법 연구들은 array biosensor, ELISA, mouse bioassay, mass spectrometry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기술의 발달과 장비의 섬세화를 통한 다양한 방법들 이 개발되고 있다(Table 2), [7]. 보툴리눔 균체의 DNA 또는 RNA를 검출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PCR, PFGE(pulsed-field Gel Electrophoresis), Real-time PCR 등을 이용한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독소 검출 및 정량을 위한 다양한 연구방법이 발표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민감도 및 정확도 측면에서 국제적 표준법으로 인정되고 있는 시험법은 mouse bioassay(마우스 생물학적 검정법)이다. 그러나 동물개체수 사용을 줄이고 민감도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대체시험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8]. 국내에서도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내 기업체가 진단 및 탐지에 대한 공동연구를 수행하여 생물테러가능 병원체 및 독소 9종에 대한 다중 탐지키트를 개발하였고 최근 국제회의를 비롯한 국제행사 개최 시 현장에서 30분 안에 신속하게 독소 검출 및 확인하는 초기 현장 탐지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백신연구는 아직 큰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으나 2000년대 초반부터 계속해서 다양한 관점으로 연구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현재 예방목적으로 사용 가능한 백신은 없으며 제한적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보툴리눔 독소가 7가지 항원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2가(divalent) 백신 또는 다가(multivalent) 백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heavy chain 단편을 이용한 백신, 아데노바이러스에 기반을 둔 백신 개발과 같은 좀 더 안정적이고 다양한 기능을 가지는 여러 형태의 백신들의 연구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특히 유전자 재조합 백신은 최근 개발되어 현재 임상 2단계에서 평가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9].

  치료제들은 heavy chain을 이용한 치료제 개발, 독소 억제제 개발, 독소 수용체 모방, 독소 반감기에 영향을 주는 약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치료용 항독소 중에서는 직업적으로 노출될 위험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미국 CDC에서 시험용으로 개발한 마항독소가 대표적인 예이다. 5가의 보툴리눔 톡소이드 A, B, C, D와 E를 말에 면역하여 얻은 항체를 정제한 5가(pentavalent) 치료용 항독소로써 성공적인 결과로 평가받았지만 종과 종 사이에서의 이종단백질 투여에 의한 부작용으로 인해 2가(A와 B)로 축소되었다[9]. 미국 정부는 생물테러 발생 시를 대비하여 수십만 dose의 치료용 마항독소를 비축하고 있다. 유사한 형태의 항독소 제품이 국외에서 제조되어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수입되고 있지 않으며 생산 수량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국내에 대량 환자 발생에 대비한 치료용 항독소의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종단백질 투여에 의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을 위해 인간단일항체, 인간 유전자 재조합 항체, 인간화항체대체제(Humanized Antibody Alternative) 등 마항독소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연구가 최근 국내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Ⅲ. 맺는 말


  보툴리눔 독소는 다른 여러 가지 생물테러 무기들 중에서 가격대비 높은 생산율, 손쉬운 생산기술, 소량 이용으로 높은 치사율, 다양하고 간단한 살포방법, 사회 혼란을 통한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보았을 때 생물테러 무기로서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기술의 발달로 국가차원보다는 회사수준 및 테러집단 수준에서도 제조가 가능해지면서 소수 테러집단이나 개인들이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감염성 병원체가 아닌 소량의 독소 단백질 자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난하고 기술력이 부족한 테러국이나 테러 집단들이 자신을 방어할 치료제를 개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손쉽게 선택하기 좋은 생물테러 무기이기도 하다. 그간의 보툴리눔 독소에 대한 방어연구 및 최신 기술들을 살펴보았을 때 국내 진단 및 탐지 분야에서도 비약할 만한 발전과 결과를 얻어낸 바 있고, 치료제 분야에서도 격차를 좁혀 나가고 있다.

  상기한 기초 및 개발연구 결과와 함께 국제공조가 완비된다면 보툴리눔 독소등을 포함한 생물테러에 대해 보다 안전한 장래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IV. 참고문헌

1. Dembek ZF, Smith LA, Rusnak JM. Botulinum toxin Chapter 16. Medical Aspects of Biological Warfare. 2007;337-353.
2. Schechter AS, Inglesby TV, Henderson DA, Bartlett JG, Osterholm MT, O'Toole T, Parker G, Perl TM, Russell PK, Swerdlow DL, Tonat K. Botulium Toxin as a Biological Weapon.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2001;285:1059-1070.
3. Nantel AJ, Clostridium Botulinum. International Programme on Chemical Safety Poisons Information Monogzinc-dependent endoproteaseraph 858 Bacteria. 1-32.
4. Wein LM, Liu Y. Analyzing a bioterror attack on the food supply : The case of botulinum toxin in milk. PNAS. 2005;102:9984-9989.
5. Swaminathan S. Structure-based drug discovery for botulinum neurotoxins. Curr Top Microbiol Immunol. 2013;364:197-218.
6. Gu S, Rumpel S, Zhou J, Strotmeier J, Bigalke H, Perry K, Shoemaker CB, Rummel A, Jin S. Botulinum Neurotoxin Is Shielded by NTNHA in an Interlocked Complex. Science. 2012;335:977-981.
7. Bagramyan K, Barash JR, Arnon SS, Kalkum M. Attomolar Detection of Botulinum Toxin Type A in Complex Biological Matrices. PLoS ONE. 2008;3:1-9.
8. Dorner MB, Schulz KM, Kull S, Dorner BG. Complexity of botulinum neurotoxins: challenges for detection technology. Curr Top Microbiol Immunol. 2013;364:219-255.
9. Thanongsaksrikul J, Chaicumpa W. Botulinum Neurotoxin and Botulism: A Novel Therapeutic Approach. Toxins. 2011;3:469-488.

* 아연의존성 단백질가수분해효소(zinc-dependent endoprotease): 단백질 내부의 펩티드결합을 가수분해하며 활성을 위해 아연을 필요로 하는 효소
* 투여량(dose): 1인당 1회 접종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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