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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코르나바이러스의 병원성 결정에 관여하는 요인들
  • 작성일2013-12-26
  • 최종수정일2013-12-26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66
피코르나바이러스의 병원성 결정에 관여하는 요인들
Virulence determining factors of Picornavirus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센터 호흡기바이러스과
김기순, 김유진
I. 들어가는 말

  ‘피코(pico)’는 크기가 작음을 의미하고, ‘르나(rna)’는 안에 있는 RNA를 의미하는 피코르나바이러스(picornavirus)는 피코르나바이러스과(Picornaviridae)에 속하는 지름이 20-30nm 정도 되는 작은 바이러스이다. 피코르나바이러스과에는 폴리오바이러스(Poliovirus, PV), 에코바이러스(Echovirus, ECHO),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us, CV), 사람라이노바이러스(Human rhinovirus, HRV), 구제역 바이러스(Foot and mouth disease virus, FMDV), A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A virus, HAV) 등 사람과 동물에게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속해 있다(Table 1). 이들 바이러스(이하 “피코르나바이러스”라고 칭함)의 유전자는 11개의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있는 약 7.4kb의 단일가닥 (+) RNA로 이루어져 있고, 유전자의 양쪽 말단에는 단백질로 번역되지 않는 비구조유전자(untranslated region, UTR)가 존재한다[1, 2]. 다른 RNA 바이러스들과 마찬가지로 전체 유전자를 포함하는 cDNA clone, 또는 이로부터 만들어진 (+) RNA를 이용하면 세포배양체계(cell culture system)에서 감염력을 가지는 바이러스를 만들 수 있다 [2]. 이러한 cDNA clone을 이용하여 피코르나바이러스의 병원성(virulence)을 결정하는 바이러스 요인을 확인하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지고 있다. 그러나 RNA를 유전물질로 가지는 피코르나바이러스의 특성상 나타나는 높은 변이 및 이에 따른 병원성 변화에 대한 연구는 아직 완전히 이해되어지지 않았다..

이 글에서는 사람에게 가장 광범위하게 질병을 유발하는 피코르나바이러스의 병원성 결정인자 연구 분야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II. 몸말

  바이러스 감염 연구를 성공시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적절한 숙주 체계(system)를 준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콕사키바이러스 B(coxsackievirus B, CVB) 5가 돼지 수포병 바이러스(swine vesicular disease virus, SVDV)로 진화하는 바이러스의 적응 현상을 관찰 할 수 있었던 것은 적절한 숙주 체계인 돼지를 이용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4]. 피코르나바이러스는 경구 혹은 호흡기로 감염 되는데, 독력을 결정하는 가장 기초적인 요건은 이러한 바이러스의 감염경로이다. 여러 바이러스의 아형의 경우 한 번에 감염되는 양(dose) 즉 감염성 입자의 수 역시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5,6]. 고병원성 CVB의 경우에는 저병원성이나 비병원성 바이러스보다 적은 양의 감염성 입자로도 높은 감염력(독력)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CVB와 같은 경우 환경적 감염 양이 선진국에서는 매우 낮거나 거의 없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소량의 바이러스의 무작위 반복적 감염에 의해 질병이 발생할 수 도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폴리오바이러스 type 1 이나 CVB 4에 대한 연구에서도 한 두 개의 감염 입자로도 충분히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7].

  세포 표면의 수용체(receptor) 발현 여부와 이 수용체와 바이러스의 결합 효율도 자연계에서 바이러스의 독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비록 여러 가지 CVB가 CD5 5(Decay accelerating factor, DAF)를 보조 세포 수용체로 이용하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CAR(coxsackievirus-adenovirus receptor)이 주요 세포 수용체로서 CVB 감염을 결정한다고 알려져 있다[8]. 어떤 조직이 상처가 나거나 면역 조절자에 노출되었을 때 CAR의 발현 양상이 조절된다는 것이 알려져 있고, 또한 세포의 운동 진행 방향 쪽으로 CAR개 모여드는 것으로 보아 세포의 첨병(pathfinder)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추측 되는 등 세포의 부착(adhesion)에 관여하기 때문에 CAR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조직에서 발현 한다고 생각되어진다. 그러나 CAR 단백질이 발현되는 것만으로는 CVB와 질병과의 관계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폴리오바이러스의 경우에도 PVR (poliovirus receptor, or CD155)이라는 수용체가 감염에 필요한 수용체 단백질이긴 하지만, PVR의 존재만으로는 바이러스의 복제(replication)나 질병의 발생을 위해서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CVB도 마찬가지로 어린 NOD마우스의 췌장소도세포(pancreatic islet)가 CAR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마우스에 CVB를 접종하여도 췌장소도세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마우스 인터루킨-4(interleukin-4)를 함께 발현하고 있는 chimeric CVB3를 동일한 마우스에 접종하면 췌장소도세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는데 이러한 사실은 CVB 복제에 숙주/조직의 미세 환경(microenvironment)이 바이러스의 감염력 결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이 경우에는 도세포(islet)는 선천성(innate) 인터페론 생산을 집중하는 도세포 특이적인 방어 기작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방어기작 때문에 CVB3가 도세포에서는 복제하지 못하고, 이 췌장 도세포의 근처에 집중되어 있는 CAR를 가진 또 다른 조직인 선포세포(acinar cell)에서 CVB의 복제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즉, 조직뿐 아니라 기관(organ)에는 미세 환경이 다양하게 존재하며, 이러한 다양성을 CVB가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9,10].

  주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HRV는 바이러스 외피 단백질을 전사하는 VP 유전자 서열 및 항원성에 따라 A, B 두 가지 형으로 나뉘다가 최근 HRV-C 가 새로운 유전자형으로 보고되기 시작하였다[11]. 2009년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Palmenberg 등은 GenBank에서 찾을 수 있는 99종류의 HRV 및 임상주의 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하여 현재 세포배양이 불가능한 HRV-C는 세포 감염 시 기존의 HRV-A, B가 사용하는 ICAM-1(Intercellular adhesion molecule 1)이나 LDLR(Low density lipoprotein receptor)이 아닌 제3의 특이적인 수용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하기도 하였다(Figure 1) [11]. 싱가포르, 중국, 홍콩, 베트남, 스페인, 핀란드 등 전 세계적으로 HRV-C가 연관된 하기도 감염에 의한 중증 질환 발생이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HRV-C의 병원성이 기존에 알려진 HRV-A 나 B 보다 더 강하다는 일관된 증거나 바이러스 독력(virulence)을 결정짓는 인자에 대한 명확한 기작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12,13].

  일련의 연구 그룹들은 임상 분리주를 이용하여 주요 영역의 유전자를 치환한 chimeric 바이러스를 제작하여 CVB의 심장병원성이 5’ UTR의 도메인 II (step loop 2차 구조)에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컴퓨터 모델링 결과 심장병원성 CVB 바이러스와 비병원성 바이러스의 도메인 II의 2차 구조가 차이가 있음을 추측하였고, 이를 저병원성 임상분리 바이러스주의 유전자분석을 통하여 확인하였다. 흥미로운 것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하여 분석한 바에 의하면 마우스에 심장병을 유발하는 병원성 바이러스의 경우 바이러스의 계대배양에 따라 도메인 II의 2차 구조가 매우 일정하게 유지되는 반면, 비병원성 바이러스들은 그 구조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났다. 최근까지 도메인 II의 어떠한 구조적 차이가 병원성의 차이를 나타내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임상 분리주를 이용하여 연구된 결과 병원성 바이러스는 비병원성 바이러스에 비하여 심장조직에서 바이러스의 복제가 훨씬 빠르다는 것이 알려졌다[14,15]. 이 사실은 5‘ UTR의 구조적 특성에 기인한 바이러스의 복제 효율이 병원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사람에게서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바이러스성 병원체인 HRV의 경우에서도 급성 상기도감염증으로 진단된 환자로부터 분리한 HRV-C의 5’ UTR에서 일부 유전자가 HRV-A로 치환되어 있는 것이 밝혀졌으며(Figure 2), 이러한 5‘ UTR에서 발생된 유전자 재조합이 HRV의 병원성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제시하였다 [16].

  한편 CVB에 의한 췌장염 발생모델 역시 마우스에서 정립되어 있다. 마우스 복강을 통하여 CVB를 감염시키면 췌장 선포세포 조직에서 최초로 바이러스의 복제가 일어난다. CVB에 의하여 발생되는 췌장염은 감염력이 있는 바이러스의 농도에 따라서 결정된다. 바이러스 독력이 낮은 CVB3/GA형을 1- 5 X 105 TCID50/mL의 농도로 당뇨병 모델마우스 (NOD-non obesity diabetes-mouse)에 감염시켰을 때는 췌장염 발생이 빨라지지 않지만 바이러스의 농도를 100-1000배 증가시키면 췌장염 발생속도가 빨라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Figure 3) [9, 10, 17]. 이러한 결과는 피코르나바이러스 병원성은 숙주의 적응성(adaptive) 면역 반응에 의해서 감염원이 억제되기 이전에 표적기관에서 바이러스의 복제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진행되는가에 따라서도 결정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III. 맺음말

  피코르나바이러스 독력의 표현형을 결정짓는 유전자 정보는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여러 가지 cDNA 감염성 클론(infectious clone)이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고, 췌장염, 심근염이나 제1형 당뇨병 같은 질병과의 연관성이 잘 알려진 마우스(동물) 모델도 이미 개발되어 있다[9]. 이러한 인위적으로 제작된 바이러스를 활용하여 약독화 과정 등이 연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계에서 피코르나바이러스의 독력이 어떠한 방법으로 발현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분리된 바이러스를 실험실 내에서 최소한의 계대 배양으로 원래의 성질을 유지하면서 분석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비록 바이러스 유전자의 단일 부위 (single genetic site)가 바이러스 독력을 조절하는 중요한 요인이기는 하지만 유일한 조절 인자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17].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은 바이러스가 질병양상의 최초 원인제공자이기는 하지만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숙주의 방어기작 또한 질병의 중증도와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나는 병리현상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와 그 숙주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 역시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피코르나바이러스에서 가장 대표적인 Poliovirus에 의한 소아마비의 재앙은 이제 소멸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를 중심으로 수행되는 훌륭한 소아마비 백신 접종사업으로 인하여 향후 5-10년 이내에 지구상에서 박멸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소식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구상에는 100 종류가 훨씬 넘는 잘 알려진 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피코르나바이러스가 존재하며 이들이 지금도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연구투자기관에서는 피코르나바이러스 감염으로 나타나는 질환의 분자생물학적 특성분석을 위한 투자 이외에도 특정 질환에 관계되는 바이러스의 백신개발에도 활발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지속적인 정부의 관심과 연구투자기관의 노력으로,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피코르나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어떻게 바이러스의 독력을 결정하며 더 나아가는 바이러스가 숙주의 면역체계나 세포체계와 어떠한 상호작용을 통하여 질병을 결정하는가를 밝힐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IV. 참고문헌

1. Dunn JJ, Chapman NM, Tracy S, Romero JR.Genomic determinants of cardiovirulence in coxsackievirus B3 clinical isolates: localization to the 5' nontranslated region. J Virol 2000; 74(10):4787-4794.
2. Racaniello VR, Baltimore D.Cloned poliovirus complementary DNA is infectious in mammalian cells. Science 1981; 214(4523):916-919.
3. J. Lindsay Whitton, Christopher T.Cornell and Ralph Feuer. Host and virus determinants of picornavirus pathogenesis and tropism. Nature Review Microbiology 2005;3:765-776.
4. Jimenes-Clavero MA, Escribano-Romero E, Ley V and Spiller OB. More recent swine vesicular disease virus isolates retain binding to coxsackie-adenovirus receptor, but have lost the ability to bind human decay-accelerating factor (CD55). J. Gen. Virol 2005; 86:1369-1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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