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저(Melioidosis)에 의한 사망사례 역학조사 결과 보고

Epidemiologic investigation report for a Melioidosis case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 역학조사팀    

  2008년 7월 14일(월) 서울시내 모 대학병원 응급실을 통해 내원한 33세 태국인 남성이 구토, 설사, 의식 저하 등의 증상으로 내원 즉시 인공기도 삽관 등 집중 치료를 받았다. 또한 CT scan 등 각종 검사 결과상 폐, 간, 비장 등에서 농양 의심 결절이 다수 관찰되어 항생제 치료를 하였으나, 전신 패혈증이 악화되면서 7월 16일(수) 환자는 사망하였다. 이후 혈액배양검사 결과에서 유비저(Burkholderia pseudomallei에 의한 Melioidosis)로 진단한 의료진이 7월 25일(금)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감시팀으로 신고하였고, 신고내용에 대한 검토를 거쳐 7월 28일(월)부터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에 의한 역학조사가 진행되었다.

  환자는 2008년 5월 27일 우리나라에 입국하여 철도부설 현장에서 건설노동자로 일해 왔으며, 6월 중순부터 전신쇠약 증상을 보이던 중 7월 초부터는 발열,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 개인 의원에서 약물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아 귀국을 준비하던 중 대학병원에 내원하게 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환자는 기저질환으로 당뇨병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혈액검사상(HbA1c 12.9) 적어도 수개월 이상 적절한 당뇨 치료를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역학조사팀은 현재 태국대사관의 협조 하에 조사를 진행 중이며, 태국 보건부 전염병관리국의 역학  조사관과도 연락을 취하여 사망자에 대한 상세 정보 및 현지 조사자료 수집을 위한 국제공조 역학조사에 착수하였다. 현재까지의 조사에 의하면 해당 세균은 한반도에 상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태국 에서는 2007년에만 920명의 환자가 발생하였고 2008년에도 현재까지 5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 점, 사망한 환자가 최근 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입국하였으며, 가장 큰 위험요인 중 하나인 당뇨병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환자는 태국에서 감염된 상태로 우리나라에 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장 조사를 통해 함께 입국하여 최근까지 함께 생활한 태국인 근로자들을 조사하여 접촉력 및 현재의 건강상태를 확인하였으나 특이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에게는 향후 상황에 대한 주의 및 건강관리 교육을 실시하였으며, 충분한 대화를 통한 종합적인 위험관리 의사소통(risk communication)을 실시하였다.

  Melioidosis는 Burkholderia pseudomallei에 의해 발생하는 세균성 질환으로 이 세균은 동남아시아, 중국 남부, 호주 북부 등 열대 지방의 흙이나 물에 주로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다. 보통 오염된 흙이나 물에 피부상처 노출, 호흡, 흡인, 경구 섭취 등의 경로로 감염되며, 사람간 감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무증상으로 장기간 잠복 감염될 수 있으며, 당뇨병, 만성 신질환, 알콜 남용, 악성 종양 등으로 인해   인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폐 감염, 피부 궤양 및 농양, 전신 패혈증 등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진단은 혈액배양검사에서 세균을 동정하는 것이며, 치료는 세팔로스포린계 등의 항생제를 사용하면 가능하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2003년, 2004년에 각 한 건씩 한국인이 동남아시아 여행 후 감염되어 치료 받은 후 완쾌된 사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