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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저(Melioidosis)에 의한 사망사례 역학조사 최종 결과
  • 작성일2008-10-24
  • 최종수정일2012-08-25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73

 
 

유비저(Melioidosis)에 의한 사망사례 역학조사 최종 결과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 역학조사팀      

   본 원고는 태국인 근로자 유비저 사망사례 역학조사(PHWR 제19호 기사 참조)에 대한 최종보고이다.
  2008년 7월 14일 서울 소재 모 대학병원 응급실을 통해 33세 태국인 남성이 구토, 설사, 의식 저하 등의 증상으로 내원하여 즉시 인공기도삽관 등 집중 치료를 받았다. 당시 혈액 검사상 혈당이 366mg%(정상치 100mg%)까지 상승되어 있었으며, 최근 2-3개월 동안의 혈당 조절 상태를 알려주는 HbA1c도 12.9%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AST/ALT, BUN/creatinine도 모두 상승되어 있어 간장 및 신장 기능의 손상을 시사하고 있었다. 입원 당시 시행한 흉부 및 복부 단순방사선촬영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소견이 관찰되지 않았으나 컴퓨터단층촬영 검사 결과에서 폐, 간, 비장 등에 농양 의심소견이 발견되어 항생제 치료를 하였지만 전신 패혈증 악화로 인해 환자는 7월 16일 사망하였다. 이후 환자의 혈액배양검사에서 Burkholderia pseudomallei가 검출되어 유비저(Melioidosis)로 진단한 담당 의료진이 7월 25일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감시팀으로 신고하였다.


  유비저는 법정전염병은 아니지만 그간 해외 유입된 2례를 제외하고는 국내 발생보고가 없었고, 유비저의 원인 병원체인 Burkholderia pseudomallei는 탄저균과 유사하여 생물테러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에서 7월 28일부터 역학조사를 실시하였다. 
  환자는 2008년 5월 27일 우리나라에 입국하여 철도부설 현장에서 건설노동자로 일해 왔으며, 6월 중순부터 전신쇠약 증상이 발생하였다. 7월 초부터는 발열, 기침, 가래 등이 있어 개인의원에서 약물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아 귀국을 준비하던 중 증상이 악화되어 상기 대학병원에 내원하게 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은 환자의 인구사회학적 정보 및 질병력, 태국 내 유비저 발생현황 등을 파악하기 위하여 태국 보건부 전염병관리국에 조사를 요청하였다. 그 결과, 환자의 어머니가 3년 전에 당뇨병을 진단받은 바 있으며, 환자 또한 2008년 3월 건강검진에서 공복 시 혈당치가 190mg%로 나타나 정확한 진단 과 치료를 받도록 권고 받았으나 이후 검사 및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환자는 과거 한국 이외의 나라를 방문하지 않았다고 하며, 한국 입국 전에는 태국 북동부의 수린(Surin)이라는 지역에 거주하면서 운수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수린 지역은 유비저가 유행하는 지역으로, 2008년 태국 전체의 유비저 사례 622건 중 531건이 수린을 포함한 태국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하였다고 한다.


  태국 보건부를 통해 확보한 자료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의 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대한민국에는 해당 세균이 상재하지 않는 반면, 태국은 2007년에만 920명의 유비저 환자가 발생하였고, 2008년에도 현재까지 5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 점, 사망한 태국인 근로자가 태국내 유비저 유행지역에 상주하다가 최근 우리나라로 입국하였던 점으로 미루어보아 환자가 대한민국에서 유비저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따라서 환자는 태국의 유비저 유행지역에서 감염되어 질병이 잠복해 있던 중 가장 큰 위험요인 중 하나인 조절되지 않은 당뇨병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고 이것이 악화되어 사망한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사망한 환자와 같은 시기에 태국에서 입국한 근로자는 총 31명으로 사건 발생 후 사망한 환자와 같은 방을 사용하였던 2명의 태국인과 평상시에 사망한 환자와 접촉이 많았던 한국인 2명에 대해 근처 개인병원에서 일반 혈액검사를 시행하였으나 특이한 소견은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까지는 접촉자 중에서 유사 증상이나 다른 신체의 이상 및 피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은 없었다.


  유비저는 Burkholderia pseudomallei균에 의한 질환으로, 이 세균은 동남아시아, 중국 남부, 호주 북부 등 열대 지방의 흙이나 물에 주로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다. 보통 오염된 흙이나 물에 의해 피부 상처 노출, 호흡, 흡인, 경구 섭취 등의 경로로 감염되며, 사람간 감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무증상으로 장기간 잠복 감염될 수 있으며, 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알콜 남용, 악성 종양 등으로 인해 인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폐 감염, 피부 궤양 및 농양, 전신 패혈증 등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진단은 혈액배양검사에서 세균을 동정하는 것이며, 세팔로스포린계 등의 항생제를 사용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2003년, 2004년에 각 한 건씩 한국인이 동남아시아 여행 후 감염되어 치료받은 후 완치된 사례가 있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병원체방어연구팀은 2008년 국내 유비저 환자에서 Burkholderia pseudomallei균을 확보하여 유전적 특성 분석을 통한 PCR 진단법을 확립할 계획을 수립하였고 병원성 인자에 대한 항체개발을 통해 면역학적 진단기법을 확립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고위험병원체인 Burkholderia pseudomallei균의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질병관리본부와 민간 감염전문가 네트워크가 희귀 전염병 사례 인지에 긴밀히 협력하였고, 역학조사 단계에서도 국가간 합동 역학조사를 수행함으로써 국제공조의 경험을 갖게 된 매우 중요한 사례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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