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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살예방정책 수립에 있어서 고려사항
  • 작성일2009-09-04
  • 최종수정일2012-08-25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73

 

 우리나라 자살예방정책 수립에 있어서 고려사항

Considerations for suicide prevention policy in Korea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응급의학과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 만성병조사과     
 


Ⅰ. 들어가는 말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 사망자 수보다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많아진 것은 2003년 이후이다. 그  이유는 교통사고의 감소도 원인이 되지만, 1990년대 후반 들어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정부에서는 자살의 사회적 심각성을 인식하고 2005년도에 자살예방 5개년 계획을 세우고, 2004년도의 10만명당 자살사망률 22.8명을 2010년에 18.2명으로 줄이고자 하였으나 2006년도에는 21.8명으로 감소한 반면, 2007년도에는 다시 24.8명으로 증가하였고, 2008년도에는 26.0명으로 더욱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별 효과가 없음을 알 수 있다[1]. 2007년 한국의 자살 사망률 10만명당 24.8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이하 OECD) 30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06년 기준으로 OECD 평균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1.2명으로 한국의 절반이 안되는 수준이다. 일본은 19.1명, 미국 10.1명, 영국은 6.0명으로 집계됐다. 그리스는 자살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2.9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의 자살예방정책은 외국과 마찬가지로 주로 정신보건특히 우울증의 치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우울증은 자살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우울증의 치료가 자살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자료에 의하면 자살자의 약 90%에서 정신질환 진단이 가능하고, 특히 70%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자살과 우울증과의 관계는 30%로 그리 높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우울증의 진단율이 낮다는 것과 또 하나는 우리나라 자살 이유의 충동성이 다른 나라보다 높아 실제 우울증과 관계가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살 사망자 1인의 20-40배의 환자들이 자살 시도를 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자살 예방정책의 수립에 있어 자살 시도자의 성별, 연령별 특징, 자살이유, 자살방법들을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자살 통계는 주로 사망환자를 위주로 분석하여, 실제 자살 시도자의 특징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입원환자 조사와 응급실 조사는 자살 시도자 중 비교적 중증의 실제 자살을 기도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므로 이 조사를 바탕으로 위험군을 설정하고, 위험인자에 대한 예방정책을 수립한다면 효과적인 자살예방정책이 될 것이다.
  자살자의 자료는 통계청 자료로서 주로 2000년에서 2007년까지의 자료를 이용하였으며, 자살시도자 입원환자 자료는 질병관리본부의 2005년 퇴원환자조사를 사용하였으며, 응급실 자료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의 국가응급의료정보망(National Emergency Department Information System ; 이하 NEDIS) 자료와 2006년부터 2008년 최근까지의 응급실 손상환자 표본심층조사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통계청 자료는 사망자 전수 자료이며, 퇴원환자 조사는 전국 100병상 이상에서 표본추출된 표본병원에서의 조사로 대표값을 가지며, NEDIS 자료는 응급실 환자자료로 전반에는 60여개의 센터에서, 후반에는 응급의료센터와 일부 응급의료기관의 전체 응급실 환자자료이다. 표본심층조사는 수도권의 2개 대학  병원의 자료로 대표값이라고 볼 수 없다.


  

Ⅱ. 몸 말
  우리나라 우울증의 진단율이 낮은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신과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정신과  진료를 적극적으로 받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울증 진단 기준에 맞지만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치료받고 있는 경우 우울증 진단이 되지 않은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자살시도자의 정신과 치료거부율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시도자에서 입원권유를 거부한 자의퇴원의 54.0%나 되며, 자의퇴원이 가장 많은 원인은 정신과 진료거부에 의한 것이다. 이런 환자의 경우는 정신과 진료로 이어지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들은 우울증이지만 우울증으로 진단이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자살과 우울증과의 관련성이 낮게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 자살 시도자의 자살 이유를 보면 가족구성원과의 갈등이 가장 많아 퇴원환자조사에서는 42.5%, 응급실 표본조사에서는 46.5%를 차지하였다[3]. 그중에서도 특히 배우자와의 갈등이 많아,   우울증 등이 자살이유인 경우보다 더 많다. 그리고 경제적 이유와 청소년에서의 성적비관 자살도 많아 충동적으로 자살하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최근에 모방 자살의 경우도 많아 자살방법도   유명인사의 자살방법을 따라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자살 시도자 중 약 10-15%에서 향후 1년간 재차 자살 시도를 한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자살 시도자는 자살로 죽을 확률이 일반 사람보다 100배   이상 높고, 자살 시도 환자의 5-10%가 수년 내에 자살로 사망한다고 한다[2,4,5].
  2007년 NEDIS 자료에 의하면 자살 시도 환자는 연간 10,917명으로 전체 응급실 내원환자 중 0.4%를 차지하였다. 이는 전반기에는 61개, 후반기에는 117개의 응급의료센터 자료를 취합한 것으로 전체 응급환자의 29.2%를 포함하고 있다[6, 7]. 이를 바탕으로 연간 응급실에 내원하는 전체 자살시도자 수를 단순 추산한다면 37,289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응급실에 내원하는 자살 시도자 중 사망자(도착 당시   사망자 포함)가 6.2%이므로 응급실에 후송되는 자살 사망자는 2,312명으로 추산되어 전체 연간 자살 사망자 수 12,174명의 19.0%만 응급실에 노출된다고 할 수 있다. 응급실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한 자살시도 후 응급실 내원환자 수는 연간 약 4만 명이며, 이 중 1/3이 입원한다. 응급실 자살사망환자 대비 자살 시도자는 약 16배이다[3].
  자살 사망자의 성별, 연령별 특징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상대빈도 상으로는 40대에서 가장 많고  다음으로 30대, 60대, 70대 순이다. 이러한 특징은 성별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데, 우선 남자가 여자보다 두 배 정도 많으며 연령에 따라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남자에서는 40, 50, 60대 순으로    많고, 다음으로 30대가 많은 반면, 여자에서는 80세 이상의 노인 연령층에서 가장 많고, 다음으로 20, 3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 많아 양극화 현상을 보인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에서는 남녀 모두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서 사망률도 증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남자의 경우, 70세에서 74세 구간의 인구 10만명 당 사망률이 147.1명, 80세 이상이 208.6명으로 상대빈도에서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했던 40세에서 45세 구간의 40.0명보다 4-5배 많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들어 노인인구의 증가와도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전 자료와 비교하여 남녀 모두에서 노인들의 자살이 급증하고 있어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이 벌써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살시도는 젊은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20대에서 가장 많고, 입원할 정도의 자살시도는 전 연령층에서 고르게 분포하나4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Figure 1). 자살사망은 40대에서 가장 많으며, 노인 연령층까지 비슷한 빈도가 이어진다. 성별 분포의 특징을 보면, 전체 자살시도는 여자(53.0%)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입원 환자 비율은 남자(52.9%)에서 약간 많으며, 자살 사망의 경우는 남자가 2/3 이상(68.6%)을 차지한다.

  자살방법으로는 목맴이 반을 차지하며 그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즉 치명적 방법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으며, 반면 농약음독이나 추락은 감소하거나 비슷한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유명인들이 자살방법으로 ‘목맴’을 많이 사용하였음이 알려져 그 비중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Figure 2).  그러나 자살 시도자의 자살 방법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음독으로 응급실 내원  자살시도환자 중에서 반 이상, 입원환자 중에서는 3/4 이상이 음독이다(Table 1). 다음으로 자상, 자해 둔상이 많으며, 이중 자해 둔상은 그 중증도가 떨어진다. 추락, 화상, 익수, 질식(목맴)은 입원환자나  응급실 환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만, 사망환자에서는 질식(목맴)이 전체 자살 방법의 1/3, 추락 1/6 정도를 차지한다(Table 1).

  성별에 따른 자살방법의 차이를 살펴보면, 자살시도 환자 중에서는 여자에서 음독이 10% 정도 많고, 추락, 자상 등이 적었다. 그러나 자살 사망에서의 자살 방법의 성별차이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여자에서 음독, 목맴, 추락의 순서이고, 남자에서는 목맴, 음독, 추락의 순이며, 특히 여자에서는 추락이 23.3%로 남자의 12.0%에 비해 훨씬 많았다(Table 2).

 연령에 따른 자살 시도 방법에도 차이를 보여 40대 이상에서는 주로 음독이 많으며, 특히 60세 이상에서의 자살시도 방법은 음독이 90% 이상을 차지하였다. 젊은 연령층에서도 음독이 가장 많으나, 10대에서는 추락이, 20, 30대에서는 자상이 상대적으로 많았다(Table 3).

  자살동기에 대해서는 퇴원환자 조사와 응급실 표본심층조사 대상 병원인 수도권 2개 병원의 2006, 2007년 자료와 2008년에 추가된 지방의 1개 병원 자료를 중심으로 조사하였다. 자살의 동기 중 가족구성원과의 갈등이 반을 차지하며, 이 중 배우자/연인과의 갈등이 2/3, 부모/자녀와의 갈등이 나머지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정신적 문제로 인한 경우가 1/6을 차지하며 이 중 우울증이 2/3을  차지한다. 그 외에 본인의 질병으로 인한 경우와 재정적 문제로 인한 경우가 많았다. 즉, 자살시도환자의 약 10%가 우울증과 관련되어 자살과 실제 우울증과의 관련성이 그리 높지 않았다(Table 4). 이는 우울증을 치료받지 않아서 일 수도 있겠으나, 그 상관관계가 과다하게 강조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자살 동기에 대한 분석은 자살 사망자의 동기와의 비교 분석이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전체 자살자,  특히 응급실을 거치지 않은 치명적인 자살자에 대한 자살 원인에 대한 결과를 포함하면 달라질 수 있다. 즉, 실제 자살자 중 정신과적인 문제가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보고와는 많은 차이를 보이므로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Ⅲ. 맺는 말


   자살의 역학적 특징을 논할 때는 항상 자살자와 자살 시도자를 구분해서 기술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자살 시도자는 장차 자살로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자살 위험군의 가장 중요한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따라서 자살 사망자의 특징보다는 자살 시도자의 특징이 자살예방 대책의 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외국의 자살예방정책의 특징을 보면, 1) 자살을 국가적 보건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전담할 기구를   설치 운영하여, 2) 다양한 수준의 개인 및 지역사회의 개입과 더불어 민간과 정부기관의 협력과 공동 참여를 활성화 함으로써 자살 원인의 다차원적인 문제를 아우르고, 3) 일관성 있는 예방 전략을 가지고 전체적인 목적과 세부 목표를 설정하여 각 예방 전략에 대한 감시와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CDC의 2001-2002 손상 연보(injury fact book)를 보면, 1998년 자살 사망자는 30,575명이며, 자해/자살로 인한 응급실 방문자 수를 671,000명으로 추산하여 자살 시도 후 응급실 방문 환자 수가 자살 사망자에 비해 22배라고 보고하고 있으며[3], 자살 시도율을 사망환자와 대비하여 많게는 40배까지도 보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보면 우리나라 자살 시도자 수는 연간 25만명에서 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약 10% 이내의 경우만 응급실을 내원하며, 또한 이 중 1/3에서 입원하여 치료를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전체 자살시도환자 수의 추정은 응급실 자료와 연계하여 좀 더 정확한 추계 방법이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전체 자살시도환자의 매우 일부만이 적절한 의료서비스에 노출되고 있으므로, 자살 시도자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신건강 캠페인 등을 통해 이에 대한 인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자살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측면은 국민들의 자살과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여 위험요인이 있는 사람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응급실에 내원하는 자살 시도자의 자의퇴원율이 절반 가까이 되고, 그 이유가 대부분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 생각 때문이다. 
  자살 사망률 감소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할 위험군은 자살 시도자들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적극적 정신보건학적 개입과 위기극복을 위한 사회안전망의 제공이 동반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자살시도의 동기는 가족구성원간의 갈등이 반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진단되지 않은 잠재적   정신의학적 문제가 있겠지만 실제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병력이 있었던 경우는 20% 전후로 외국의 보고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따라서 아직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위기 상황에 대한 지원체계의 도입이 더욱 활성화 될 필요가 있다.
  자살로 인한 사망자와 자살시도환자는 성별, 연령별 특성뿐만 아니라, 주로 사용하는 자살 방법, 자살의 이유 등에 있어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따라서 자료원에 따라 해석과 적용이 달라져야 하며, 응급실 환자 분석 시에도 자살 시도자와 사망자를 분리해서 분석하여야 한다. 자살 사망자에 비해 자살 시도자는 좀 더 젊은 연령이고 여성에서 많으며 자살 방법으로 약물이나 농약 등의 음독이 상대적으로 많다. 따라서 자살 시도자 중에서 나이가 40대 이하의 여성에 대한 예방에 있어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으며, 재시도에 대한 의지가 있을 경우에는 강제입원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Ⅳ. 참고문헌

 1.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 http://www.kosis.kr/
 2. CDC.  Injury Fact Book  2001-2002.  Suicide. 100
 3. 05년 입원손상환자조사 심층분석과 손상분야별 자료분석 및 종합통계집 발간. 질병관리본부. 2007. 7  145-155
 4. Hawton K, Fagg J. Suicide and other causes of death, following attempted suicide. Br J Psychiatry 1988;152:359-66
 5. Hawton, K., O’Grady J, Osborn M. and Cole D. Adolescents who take overdoses: their characteristics, problems and contact with helping agencies.
     Brit J Psyiatry 1982;140:118-23
 6. 2007 응급의료 통계연보. 중앙응급의료센터
 7. 질병관리본부. 우리나라 손상자료의 통합적 분석과 손상통계집 생산. 자살 사망의 규모와 추세. 2006. 6  173-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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