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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삼일열원충의 클로로퀸 감수성 변화 양상(1998-2007년)
  • 작성일2009-09-18
  • 최종수정일2012-08-25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73

 

 국내 삼일열원충의 클로로퀸 감수성 변화 양상(1998-2007년)

Changing patterns of chloroquine-susceptibility of Plasmodium vivax in the Republic of Korea, 1998-2007


     
가천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센터 약제내성과      
 


Ⅰ. 들어가는 말
  말라리아의 원인 병원체인 열원충은 종숙주인 얼룩날개모기(Anopheles)와 중간숙주인 각종 척추동물 사이를 넘나들면서 매우 복잡한 생활사를 영위한다. 열원충에 감염된 암컷 얼룩날개모기가 산란에 필요한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흡혈할 때 모기의 침샘에 있던 포자소체(sporozoite)가 우리 몸으로  들어오게 된다. 혈류를 따라 순환하던 포자소체는 40-90분 이내에 간세포에 들어간다. 간세포 내에서 세포분열을 하여 분열소체(merozoite)의 형태로 간세포를 터뜨리고 혈류로 나온 열원충은 곧바로 인접 적혈구를 침범하여 분열생식기(schizogony)를 이어가게 된다. 적혈구 내에서 열원충은 윤상체(ring form), 영양형(trophozoite), 분열체(schizont)의 순서로 분화해가며 1회의 분열생식기가 다 이루어지면 분열소체의 형태로 적혈구를 터뜨리고 나와 다시 인접 적혈구를 침범하게 된다[1]. 분열생식기를 영위하던 원충 중 일부는 암·수 생식모세포(macro- & micro-gametocyte)로 분화하며 유성생식기(gametogony)에 들어가게 된다. 모기가 흡혈할 때 모기의 소화기로 들어간 암·수 생식모세포는 암·수  생식세포(macro- & micro-gamete)로 분화하며 이어서 모기의 중장 또는 위에서 수정(fertilization)되어 접합자(zygote)가 됨으로써 유성생식기를 마치게 된다. 열원충의 생활사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암·수   생식세포가 반드시 수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전자 재조합이 빈번히 발생하며, 이러한 이유로   유전자 변이가 흔하고 약제 내성 원충의 확산 속도도 매우 빠르다. 말라리아의 약제 내성 확산 속도는 다른 어떠한 미생물이나 기생 생물보다도 더 빠른데 이는 상기한 열원충의 생물학적 특성에 기인한다.
  지난 1910년 quinine 내성 열원충이 처음으로 발견된 이래, 약제 내성 말라리아는 주로 열대열 말라리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어 말라리아의 효과적인 퇴치에 매우 큰 문제가 되고 있다. 1949년에는 proguanil에 대한 내성 원충이 발견되었고 1957년에는 그 당시 말라리아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던 클로로퀸에 대한 내성이 발견되었다. 이후 각종 항말라리아 제제에 대한 내성이 계속  보고되었으며 현재는 artemisinine 계열 약제를 제외한 모든 약에 대해 내성이 보고된 상태이다(Table 1)[2]. 각종 항말라리아 제제에 대한 내성은 거의 예외없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Figure 1)[2]. 특히 동남아시아 각국의 국경 지역에서 약제 내성이 시작되었는데 이는 국경 지대가  접경국의 행정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이유로 약제 내성 추적이 용이하지 못하고 인근 지역에서   끊임없이 공급되는 가짜 약에 의해 원충이 치료 용량보다 낮은 농도의 항말라리아 제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일열 말라리아에서도 지난 1980년대 말 처음으로 클로로퀸 내성이 보고된 이후 열대지방 여러 곳에서 지속적으로 그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이와 같이 말라리아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예외없이 약제 내성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효율적인 감시를 위해   말라리아 호발지역 대부분에서는 약제 내성 열원충 모니터링 시스템이 가동 중에 있다.


  한편 한국군에서 1997년부터 시행 중인 항말라리아 제제의 예방적 투약은 올해로 13년째 접어들고 있으며 그 대상 인원은 2008년 현재 연인원 160만 명을 넘어섰다. 항말라리아 제제의 예방적 투약은 군 내 환자 발생 및 군을 통한 민간인 감염을 효과적으로 억제한 것으로 판단된다[3]. 그러나 현재 한국군에서 시행 중인 항말라리아 제제의 예방적 투약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강한 압박을 열원충에 가하는 것으로써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약제 내성 원충이 발생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2006부터 질병관리본부의 지원을 받아 약제 내성 삼일열원충 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하여 가동하고 있으며 아래의 내용은 그 사업의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Ⅱ. 몸 말
  군에서는 항말라리아 제제의 예방적 투약 초기부터 예방 실패가 지속적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1999년까지의 예방실패는 모두 투약 일정의 미준수, 즉 투약에 대한 낮은 순응도 때문에 발생했었던 것에   비해 2000년도부터는 투약 일정을 제대로 준수하였다고 주장하는 병사들 중에서도 예방 실패 사례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대규모 투약의 특성상 순응도 조사가 직접적인 관찰에 의하지 않고 대부분 환자의 주관적인 진술에 의존하였던 관계로 신뢰성에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국인 정상 성인의 투약 후 각 시간대 별 클로로퀸 대사 농도 곡선(time-concentration profile)을 구하고 투약 일정을 제대로 준수하였다고 주장하는 예방실패 사례 환자들의 혈장 내 클로로퀸 농도를 이 곡선과 비교해 본 결과 이미 2000년경에 일부 환자에서 예방 용량의 클로로퀸에 대해 약제 내성이 나타난 것을 확인하였다(Figure 2)[4]. 그러나 당시 예방 실패 환자들의 경우 모두 치료 용량에는 반응을 하였기 때문에 치료 내성으로까지 발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으로 넘어오면서 클로로퀸 투약 후 환자 혈액 내에서 원충이 사멸되는 시기가 점점 지연되는 현상이 관찰되어 질병관리본부의 지원을 받아 치료 실패 사례들에서의 클로로퀸 내성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하기로 하였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기준에 의거하여 hydroxychloroquine(HCQ)을 1 cycle(3일 동안 2,000mg) 동안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투약이 완료된 지 1주일 경과 후에도 혈중에 무성생식기 상태의 원충이 남아있는 상태를 약제내성 의심사례로 규정하고 이러한 사례들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하였다. 이 환자들에 대한 혈중 약물 농도 측정을 거쳐 2003-2007년에 발생한 484명의 민간인 환자들 중 클로로퀸 내성 사례 2건을 확인하였다. 이는 아시아 지역의 온대 지방에서는 최초의 클로로퀸 내성 사례이다[5]. 당시 클로로퀸 내성 사례들에서의 클로로퀸 치료 완료 24시간 이후의 혈장 내 클로로퀸 농도는 각각 165.1 ng/㎖와 150.3 ng/㎖로 삼일열 원충에 대한 minimal effective concentration(MEC)인 15ng/㎖보다 훨씬 높았을 뿐만 아니라 한국인 정상 성인에서의 time-concentration profile의 95% 범위 내에 위치하고 있어 이들 환자들에서 클로로퀸 대사에 별 문제가 없었음을 확인하였다.
  삼일열 원충의 약제 내성에 대한 분류는 아직 확립된 것이 없으므로 열대열 원충에 적용하는 약제  내성 분류 기준을 이용하여 본 연구에서 확인한 약제 내성 의심 사례들의 내성 패턴을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국내에서 확인된 클로로퀸 내성 사례의 원충 내성 정도는 level II(RⅡ)까지 진행된 상태이며 클로로퀸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level III(RⅢ)까지는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Figure 3)[6].
                                    
  이와 함께 해외(미얀마) 분리 다제 내성 삼일열 원충과 국내 분리 약제 내성 원충의 pvdhfr 부위의 유전자 변이도를 조사하였다. 해외 분리주와는 달리 국내 분리주에서는 약제 감수성 변화에 따른 유전자 변이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미얀마 분리주들은 다제 내성이므로 이들에서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   이유는 클로로퀸이 아닌 다른 약제에 대한 내성 발현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며 국내 분리주의 pvdhfr  부위는 클로로퀸의 약제 내성이나 감수성 저하에는 별다른 관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약제 감수성 변화의 조기 진단을 위한 유전자 지표로서 pvdhfr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약제 내성 원충에서 pvcg10과 pvmdr에 대해 염기서열 변이 여부도 분석하였다. 이 유전자들은 열대열 원충에서 클로로퀸 내성 유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pfcrt, pfmdr와 각각 homoloug의 관계에 있어 삼일열 원충의 클로로퀸 내성 발현에 관여하는 유전자 부위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분석 결과, 약제 감수성 원충과 약제 내성 원충 간에 유의한 변이가 발견되지 않아 삼일열 원충에서의 약제 내성 발현 기전은 열대열 원충과는 다름을 확인하였다.


Ⅲ. 맺는 말


  우리나라의 클로로퀸 내성 발생 원인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군에서의 대규모 예방적 화학   요법이다. 상기한 바와 같이 지난 1997년 예방적 화학요법을 시작한 이래, 이미 지난 2000년에 충분한 혈장 HCQ 농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방에 실패하는 사례들이 보고되기 시작하였다[4].   이러한 결과는 투약에 대한 낮은 순응도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5-2007년에 군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예방적 화학용법을 규정대로 준수한 비율은 전체 환자의 20-30%에   지나지 않았다[7]. 낮은 순응도는 불규칙한 투약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원충이 MEC 보다 낮은 농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감수성 저하와 내성 획득이 가속화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클로로퀸 내성 발생의 다른 주요 원인으로는 북한으로부터의 영향을 들 수 있다. 대한민국 정부를  비롯하여 국제사회의 지원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북한에서는 약품이나 관련 물자들이 부족하여 말라리아에 대한 현미경적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의 환자들이 임상 증상에 의한 진단 후 투약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클로로퀸이 불필요하게 과잉 투약되거나 MEC를 유지하기에   부족한 농도로 투약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면서 클로로퀸 감수성 저하를 유발하였고 남한까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클로로퀸 내성이 확인되기는 하였으나 다행히 아직까지는 그 비율이 매우 낮고 확산 속도도 우려할 만큼 빠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같이 내성 비율이 아주 낮은 단계에서는 내성 등급을 구분짓는 것이 일반적이지는 않으나 내성이 확인된 2 사례에서는 내성이 RⅡ 정도까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3)[6]. 내성 정도가 3단계 내성(RⅢ)인 경우에는 권장 치료지침(regimen)을 즉각 변경해야 하나, RⅡ 내성의 경우 원충의 약제 감수성이 일부분 유지되고 있으므로  권장 치료지침 변경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RⅡ라 하더라도 내성이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고 또한 언제든지 RⅢ로 발전해갈 수 있으므로 이에 대비한 대응 치료 지침을 미리 확립해 놓을 필요가 있다.

Ⅳ. 참고문헌

 1. 이순형, 채종일, 홍성태. 임상 기생충학 개요. 서울: 고려의학; 1996, p. 396-413.
 2. Wongsrichanalai C, Pickard AL, Wernsdorfer WH, Meshnick S. Epidemiology of drug-resistant malara. Lancet Infect Dis 2002;2:209-18.
 3. Yeom JS, Ryu SH, Oh S, Choi DH, Song KJ, Oh YH, et al. Evaluation of anti-malarial effects of mass chemoprophylaxis in the Republic of Korea Army.
     J Korean Med Sci 2005;20:707-12.
 4. Lim HS, Im JS, Cho JY, Bae KS, Klein TA, Yeom JS, et al. Pharmacokinetics of hydroxychloroquine and its clinical implications in chemoprophylaxis
     against malaria caused by Plasmodium vivax. Antimicrob Agents Chemother 2009;53:1468-75.
 5. Lee KS, Kim TH, Kim ES, Lim HS, Yeom JS, Jun G, et al. Chloroquine-resistant Plasmodium vivax in the Republic of Korea. Am J Trop Med Hyg
     2009;80:215-7.
 6. http://www.malariasite.com/malaria/DrugResistance.htm. Accessed June 11, 2009.
 7. Jun G, Yeom JS, Hong JY, Shin EH, Chang KS, Yu JR, et al. Resurgence of Plasmodium vivax malaria in the Republic of Korea during 2006-2007.
     Am J Trop Med Hyg (in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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