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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출현 이후 국내 삼일열 말라리아 발생 현황
  • 작성일2009-09-18
  • 최종수정일2012-08-25
  • 담당부서감염병감시과
  • 연락처043-719-7173

 

 재출현 이후 국내 삼일열 말라리아 발생 현황

Situation of vivax malaria in the Republic of Korea after re-emergence


     
가천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면역병리센터 말라리아·기생충과      
 


Ⅰ. 들어가는 말
  말라리아는 열원충(genus Plasmodium)에 속하는 원충이 각종 척추동물의 적혈구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이제까지 120여 종의 열원충이 보고되었으며 이 중 열대열원충(P. falciparum), 삼일열원충(P. vivax), 사일열원충(P. malariae), 난형열원충(P. ovale) 등 총 4종의 열원충이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20억 명 이상이 위험지역에서 살고 있고 매년 3-5억 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단일질환으로 가장 많은 연간 200만 명 이상이 말라리아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1]. 특히 사망자의 대부분이 열대지방에 위치한 저개발국의 어린이들이기 때문에 말라리아는 이들 나라의 미래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인체감염 말라리아 중 전 세계적으로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은 열대열 말라리아와 삼일열 말라리아이다. 열대열 말라리아는 주로 열대지방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의 대부분은 열대열 말라리아에 의한 것이다. 삼일열 말라리아는 열대열 말라리아에 비해 치명률은 떨어지나 열대, 아열대, 온대 지방에 걸쳐 발생하므로 발생지역 분포는 오히려 열대열 말라리아보다도 훨씬 넓다. 온대지방에 위치해 있는 국가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대부분이 삼일열 말라리아이다. 지난 1950년대를 정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말라리아의 발생은 한동안 큰 폭으로 줄어들어 한 때는 완전 퇴치가 기대되기도 하였으나 효과적 살충제인 DDT의 사용금지, 지구온난화, 말라리아 위험지역 일부 국가들의 국가경제 붕괴 등으로 인해 1990년대부터는 세계 도처에서 다시 빠르게 그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열대지방뿐 만 아니라 온대지방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현장이 바로 우리나라이다.
  삼일열 말라리아는 하루거리, 학질, 학증, 복학, 초점, 제것 또는 자라배 등 지방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며 과거 십 수 세기 동안 우리나라의 대표적 토착성 전염병이었다. 그러나 문헌상으로는 일본인 의사가 20세기 초반 말라리아에 관해 보고한 것이 국내 최초의 기록이다[2]. 일제시대에도 시대적 상황에 따라 증가와 감소를 거듭하며 한반도의 대표적인 토착성 질병으로 존재하던 말라리아는 한국전쟁 당시 발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한국에 파병되었다가 본국으로 귀환한 미군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재발기간이나 횟수, 수면소체의 수명 등의 다양한  임상적, 생물학적 특성들이 규명되었으며 또한 이 시기에 근치적 치료를 위한 프리마퀸의 복용법이   확립되기에 이르렀다[3, 4]. 휴전 후 정부는 말라리아를 근절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이하 WHO)와 공동으로 1959-1969년에 말라리아 근절사업(WHO Project Korea-13)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WHO는 1979년에 한국을 말라리아 완전 퇴치(malaria free)지역으로 선포하였다.
  1984년 이후로 남한지역에서는 수입성 말라리아 이외에 토착성 말라리아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1993년 휴전선 인접지역에서 재출현한 삼일열 말라리아는 주로 휴전선 인근지역에 근무하는  장병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어 1998-2000년에는 연간 약 4천명의 환자가 발생하기에 이르렀으며 최근까지도 연간 1천명 이상의 환자들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Figure 1)[5]. 발생이 장기화함에 따라 역학적 특성도 많이 변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재출현 이후 2000년 이전의 발생 양상과 그 이후의 발생양상을 비교 분석하여 최근 국내 삼일열 말라리아의 역학적 변화양상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Ⅱ. 몸 말
  다양한 역학자료에 근거하여 분석한 결과, 남한의 재출현 삼일열 말라리아는 북한으로부터 유래해  온 열원충 감염 모기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재출현 이후 초기에는 환자의 대부분이  주로 현역 군인이었으나 1998년부터 제대군인을 포함한 민간인의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고 2002년부터는 제대군인을 제외한 민간인의 비율이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현역군인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04년과 2005년에는 전체 환자의 20% 미만을 차지하였다(Figure 2).
                                    
  재출현 초기에 파주, 연천 등지에서 주로 발생하던 삼일열 말라리아는 1997년부터 휴전선 인접지역을 중심으로 동서로 빠르게 확산되어 2000년에는 휴전선과 인접해 있는 전 지역으로 그 범위가 확산되었으며 고양, 김포, 인천 등 서울 인접지역으로까지 확산되었다. 1998년부터는 동해안의 강원도 고성지역에서도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서쪽에서 발생한 환자가 태백산맥을 넘어 직접 확산되었다기 보다는 동해안 북한지역의 고성군 인접지역에서 발생한 삼일열 말라리아에 의한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는 7, 8월에 환자발생이 가장 많은 전형적인 단봉형 발생양상을 보였으며 단기 잠복기에 의한 조기 1차 발병사례의 첫 발생 시기가 점점 앞당겨져서 1997년에는 8월이 되어서야 발병하던 것이 2000년에는 6월 초로 빨라졌으며 조기 1차 발병사례의 집단발생이 시작되는 시점도 7월 중순으로 앞당겨졌다[5].
  2001년부터 한동안 감소하여 2004년에는 연간 800여 건 밖에 발생하지 않았던 삼일열 말라리아는 2005년부터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하여 2006년부터는 다시 연간 2천 건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6, 7, 8]. 상기한 바와 같이 현역 군인 환자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민간인 환자비율은   증가하여 2005년 이후로 민간인, 제대군인, 현역 군인의 비율은 대략 6:2:2를 유지하고 있다(Figure 2)[9]. 휴전선 인접 전 지역에서 발생하던 삼일열 말라리아 환자는 환자 발생이 감소하기 시작한 2001년부터 주로 휴전선 인접지역의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환자가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양상은 2004년까지 계속되어 화천군 동편의 휴전선 인접지역에서는 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게 되었다[7, 8]. 그러나    이 시기에도 강화군, 인천시 및 경기 서북부 지역에서는 꾸준히 환자가 발생하였다. 환자발생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2005년부터는 주로 이 지역의 환자발생 증가가 전체 환자발생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6, 8]. 이러한 양상은 발생 환자수가 비슷했던 2001년의 민간인 환자 분포와 2006년, 2007년의 민간인 환자발생 분포를 비교해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2001년에는 주로 강화군, 파주시, 연천군, 철원군 등지에서 1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였으나 2006년, 2007년에는 위험지역의 서부인 강화군, 김포시, 인천시, 파주시, 고양시 등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2001년과 비교해 2006년, 2007년에는 연천군, 철원군 등에서의 환자발생은 크게 감소하였다. 한편 2005년 이후의 지속적인 환자발생 증가에도 불구하고 철원군을 제외한 강원도의 다른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의 환자발생은 극히 미미하였다[10].
  상기한 지역적 분포의 변화양상은 우선 북한의 환자발생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에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2001년 이후 환자발생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였으나 개성시와 황해남도의 휴전선 인접지역의 환자발생은 오히려 증가하였으며 이러한 상황이 이들 지역에 인접한 남한 측 지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지역에서 환자발생이 증가한 또 다른 이유로는 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한 숙주-매개체 접촉 빈도 증가와 이로 인한 활발한 지역 내 전파를 들 수 있다. 휴전선에서 20㎞ 이상 떨어진 고양시의 2007년 환자발생이 100명 이상이었다는 사실은 북한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으며 이는 이 지역 내에서 지역 내 전파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러한 현상은 고양시 뿐만 아니라 파주시, 김포시, 인천시 서구, 인천시 중구(영종 신도시) 등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이들 지역은 과거에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이어서 인구밀도가 높지 않아 높은 매개모기 밀도에도 불구하고 숙주-매개체 접촉빈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런데 이들 지역에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기존에 비해 수 십 배 이상 증가한 사람과 신도시 주변의 농촌 지역에   여전히 서식하는 매개 모기간의 숙주-매개체 접촉 빈도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이 지역에서의 환자발생 증가의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로 보인다.
  2000년 이전의 발생양상과 마찬가지로 2001년 이후에도 7, 8월에 환자발생이 가장 많은 단봉형   패턴을 보였으나 연간 환자발생이 1천명 미만으로 줄어든 2004년에는 뚜렷한 피크가 나타나지 않았다[8]. 한편 2006년에는 이례적으로 환자발생 피크가 7월 초-9월 초에 걸쳐 넓게 퍼져 있었다[6]. 8월 이후에 발생하는 환자의 대부분이 단기 잠복기를 거쳐 조기 발병하는 것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양상은 단기 잠복기에 의한 조기 1차 발병 사례가 늘어났음을 뜻하며 이는 지구온난화 등 여러 요인들에 의해 말라리아 매개모기의 활동 기간이 길어졌음을 의미한다.
  군 당국은 매년 늘어나는 환자에 의해 발생하는 전력손실을 방지하고 고위험지역에 근무하는 장병들의 건강을 보호하며 군을 통한 민간인 감염을 막기 위해 1997년부터 클로로퀸과 프리마퀸을 예방적으로 투약해 오고 있다. 시행 첫 해에는 약 16,000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점차 그 대상이 늘어나 최근에는 20만 명 가까운 인원을 대상으로 항말라리아 제제의 예방적 투약(예방화학요법)을 시행 중이며 2008년까지의 예방화학요법 대상 연인원은 160만 명에 육박한다. 한편 제대 군인을 통한 민간인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2001년부터는 제대 전 2주간 간세포 내 수면소체를 박멸하는 효과가 있는 프리마퀸을   투약한 후 제대케 하고 있다. 이러한 군 내 예방화학요법은 군에서의 급격한 환자발생을 억제하는데  어느 정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11].
  그러나 투약에 대한 낮은 순응도, 클로로퀸에 대한 국내 삼일열 원충의 감수성 저하 등에 대해서는 향후 검토와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12]. 또한 최근에는 그 수가 적기는 하지만 민간에서 치료 농도에 내성을 나타내는 사례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클로로퀸 감수성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13].

Ⅲ. 맺는 말


  삼일열 말라리아의 재출현 초기만 해도 많은 전문가들은 삼일열 말라리아의 발생이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또한 발생환자의 대부분이 북한의 직접적인 영향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초반의 예상과는 달리 재출현 이후 벌써 17년째에 접어들었으며 쉽사리 근절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북한으로부터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에서도 지역 내 전파에 의한 발생이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남한 내에서 이미 활발한 지역 내 전파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한의 말라리아 발생상황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북한지역의  경우도 지속되고 있는 경제난과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말라리아가 쉽사리 퇴치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남북 경제협력 확대 등의 시대적 조류에 비추어 볼 때 남한 주민들이 북한의 말라리아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위험성은 오히려 더 커지리라 예상된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방역 ��책에도 어느 정도 변화를 기할 필요가 있다. 2000년 이전의 전반기에는 십여 년 만에 다시 나타나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환자발생을 억제하는 데 방역대책의 초점이 맞춰졌다면 2001년 이후의 후반기에는 말라리아 발생이 장기화함에 따라 발생하는 약제내성 원충의 등장 및 토착화를 예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말라리아는 대표적인 곤충매개 질환이다. 곤충매개 질환은 사람 간(human to human) 감염질환과는 달리 효과적인 방역이 매우 어렵고 기후 및 환경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지구온난화의 진행, 해외여행객 증가 및 주 5일제 근무에 의한 야외활동 증가로 인해 열대성 및 토착성 곤충 매개 질환들의 발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전국적인 곤충매개 질환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말라리아 방역사업 경험은 이들 질환의 효과적인 방역 및 관리시스템 구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Ⅳ.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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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원고는 『감염과 화학요법』의 [2008.40(4) 191-198]에 게재된 논문 <재출현 이후 국내 삼일열 말라리아 발생 현황>을 재편성한 것으로, ‘감염과 화학요법 편집위원회’의 허가에 따라 『주간건강과질병』에 게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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